20일 밤 11시. 퀸즈의 한 한인운영 주점은 앳된 얼굴의 한인 청소년들로 가득 차있었다.
기껏해야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이들은 늦은 시간임에도 귀가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한쪽에는 한 청소년이 만취한 상태로 의자에 쓰러져 있었다. 맨하탄에서도 이와 비슷한 광경이 목격됐다.
요즘은 날씨가 풀리는데다 봄방학이 겹쳐 한인 청소년들이 연중 가장 들뜨기 쉬운 시기다. 초, 중, 고교생들이 모두 봄방학으로 일주일을 쉬고 봄학기 개강을 앞두고 있어 실컷 즐기자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또 이 때는 한인 학부모들이 비즈니스가 다소 한산해진 틈을 타 여행을 많이 하므로 자녀들 역시 심리적으로 해이해지기 쉽다.
특히 12학년 경우 조기 진학이 결정됐거나 대학 진학 신청을 마친 뒤 합격여부 통지서를 기다리기 때문에 이들이 길거리에서 가장 많이 방황하게된다.
미국인들은 이때를 ‘시니어라이티스(Senioritis. Senior+Ritis의 합성어)’라고 부르며 청소년들이 불안감과 학업에 대한 무관심 등 정신적 해이를 심하게 겪는 시기로 분류한다.
한인 교육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우리 청소년들이 봄방학의 후유증으로 학업이나 학교 출석에 소홀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며 학부모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퀸즈 25학군의 송순호 교육위원은 "봄방학이 끝난 뒤에도 들뜬 기분이 남아 학교에 가지 않거나 중간 중간 수업을 빼먹는 경우가 많다"며 "12학년생들이라도 이 시기에 남은 학점 취득이나 출석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명문대학에 조기 입학 허가서를 받은 한인 학생이 봄방학 이후 결석이 잦아 졸업하지 못하고 대학 진학이 취소된 경우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뉴저지주 경우도 타운의 교육위원회마다 일정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방학을 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무작정 길거리를 헤매는 경우가 많다.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팍의 제이슨 김 교육위원은 "특히 11학년생들은 3월에 있는 SATI 시험을 처음 치르는 만큼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비단 학업뿐만 아니라 흐트러진 마음가짐을 다잡아 주는 일에도 소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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