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인시가 미전국에서 범죄로부터 가장 안전한 도시로 인정받았던 95년의 11월9일. 그같은 도시의 명성에 재를 뿌리듯 한인 린다 박(당시 18세)양이 어바인 디어필드 주택단지 자택에서 예리한 흉기로 가슴을 찔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 사건은 그 해 어바인에서 발생했던 유일한 살인사건이었다.
63개월 동안 미제로 남아 있었던 이 사건은 베트남계 도널드 트랜(25), 히스패닉 노엘 플라타(25) 등 2명의 용의자가 지난 2월27일 어바인 경찰국에 의해 체포됨으로써 사건의 전모가 베일을 벗고 있다. 이들의 체포 이면에는 이 경찰국 소속 피터 린턴 수사관의 끈질긴 추적이 숨어 있다.
"지난 5년 동안 한순간도 마음속에서 박양의 살해사건을 지워버린 적이 없습니다. 이 사건의 해결은 수사관의 책무이기도 했지만 박양의 피살로 슬픔을 가누지 못했던 가족들에 대해 도리를 다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13일 가든그로브 소재 라마다 플라자 호텔에서 오렌지카운티 한국 인권문제연구소(회장 이양구)로부터 감사패를 수상한 린턴 수사관은 "이들이 박양의 살해용의자라는 단서를 갖고 있었지만 경찰국, 카운티 검찰 산하 갱전담반이 이를 증명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후원하지 않았다면 사건은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며 "관계기관의 공조로 이들을 체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로 경찰에 투신한지 27년째를 맞고 있는 린턴 수사관은 사건 발생 후 박양의 집을 자주 찾아 가족들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월8일이 생일인 린턴 수사관은 사건이 자신의 생일 바로 다음날 발생, 사건 발생일을 잊어버릴 수가 없었다고 했다.
"사건이 해결돼 박양의 가족들에게 진 빚을 어느 정도 갚은 기분이며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고 밝힌 린턴 수사관은 "이번 사건 해결과 관계없이 어바인은 아직도 살기 좋은 도시"라며 "이들을 범인으로 확정해 줄 결정적인 단서들은 재판이 진행되면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권문제연구소는 린턴 수사관이 사건 수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샘 알레바토 루테넌트에게도 감사패를 수여했다. 알레바토 루테넌트는 "사건이 발생했던 그 슬픈 날 밤 이 사건을 바라보는 한인 커뮤니티, 언론, 교계의 뜨거운 관심이 떠오른다"며 "어바인 거주 한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한인들이 어바인 경찰에 많이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이들 수사관들이 한인 관련 사건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적, 결말을 낸 것에 감사를 드린다"며 "이 날의 행사를 통해 오렌지카운티 한인사회와 경찰 당국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 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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