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영화등에 급속 침투
▶ 학문적 연구도 갈수록 활발
아시아 문화가 미국인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맥도널드는 어린이용 해피밀에 기모노를 입은 헬로 키티 인형을 끼워준다. 리바이스는 가라오케를 이용해 청바지를 팔고, 버드와이저는 왓스업(Whassup?)을 와사비로 둔갑시킨 광고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미각의 아시아화도 진행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사시미와 스시, 갈비와 김치를 모르는 미국인은 거의 없다. 전국의 구석구석에 파고든 테이크아웃전문 중국식당들의 엄청난 수는 현지인들의 입맛이 상당부분 길들여졌음을 시사한다.
아시아발 지진은 헐리웃에서도 감지된다. 25일 열릴 아카데미상 시상식의 최대 관심사는 대만출신 앙 리 감독이 만든 와호장룡이 몇 개의 오스카를 거머쥐느냐이다. 이 영화는 무려 10개 부문에 지명을 받았다.
방석(푸동)을 깔고 자고, 한자가 쓰여진 T-셔츠를 걸친 채 스타벅스에 들러 차이(chai)를 마신후 재키 챈이나 제트 리의 DVD영화를 빌려와 시간을 보내는 광경을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이런 현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문화의 아시아화가 진행중이라는 다소 성급한 진단까지 내놓는다. 동서문화의 결혼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이제 막 성년기에 접어든 미국의 젊은층은 구 소련이 무너지고 일본과 중국이 미국의 주된 경쟁자로 자리잡아 가던 시절에 성장기를 보낸 세대다. 이들이 보는 아시아는 부모세대가 눈 아래로 보던 동양과는 다르다. 이들은 상대에 대한 차별이 아니라 상대와의 차이에 관심을 보인다.
아시아 열기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웬만한 대학에는 거의 빠짐없이 동양학과가 설치됐고 일본어를 가르치는 고등학교도 늘어나는 추세다. 2000년도 인구조사에서 1,200만명으로 집계된 미국의 아시안 인구는 2030년에 이르면 현재의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일의 어른인 오늘의 어린이들은 에그롤을 좋아하고 포케몬에 중독증을 보이며 박찬호와 이치로 스즈키에 열광한다.
그러나 일부 동양계 학자들은 미국에 불고 있는 아시아 바람이 지나치게 표피적이라고 비판한다. 처음부터 미국시장을 겨냥해 급조한 순도가 떨어지는 ‘아시아성’ 대중문화가 동양인들의 이미지를 전형화 시킬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와호장룡을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올리면서도 남녀 주인공인 주윤발과 미셀 여를 후보로 지명하지 않은 것을 두고 미국의 아시아관을 꼬집는 비평가도 있다. 확연히 다른 영화적 발상은 주목하지만 배우에게까지 눈길을 주지는 않는다는 헐리웃 식의 오만한 자세가 미국인들의 전반적인 아시아관에 연결되어 있지 않느냐는 우려 섞인 관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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