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 마라톤 월계관
▶ 서윤복, 함기용 이어 한국인 3번째 우승... 2시간 9분 43초
이봉주(31)가 해냈다.
한국 마라톤 간판스타 이봉주가 16일 세계최고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제105회 보스턴 국제마라톤 대회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1947년 서윤복과 1950년 함기용이 우승한 이후 50년 동안 한국 마라톤의 줄기찬 도전에 한사코 외면만 했던 보스턴 월계관도 사력을 다한 이봉주의 ‘철각 레이스’에 굴복, 무려 51년만에 다시 코리아의 몫이 됐다. 한국 최고기록(2시간7분20초) 보유자이자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봉주는 16일 남녀 초청선수 50여명과 일반 참가자 1만5,000여명이 출전한 가운데 보스턴에서 벌어진 이번 풀코스(42.195km) 레이스에서 막판 독주 끝에 2시간9분43초의 기록으로 우승 테이프를 끊었다.
초반부터 선두그룹을 유지한 이봉주는 ‘마의 고개’로 정평 난 32km 지점 ‘하트 브레이크 힐’ 오르막에서 1차 스퍼트 공세를 펼치며 10여명이던 선두그룹을 자신과 실비오 게라(에콰도르)·조슈아 첼랑가(케냐)의 3파전으로 좁혀놓는 데 성공했다.
이후 7~8km 가량 밀고당기며 기회를 노리던 이봉주는 40km 지점에 이르자마자 최후의 불같은 스퍼트를 전개, 게라와 첼랑가마저 까마득히 따돌리고 독주를 거듭한 끝에 우레 같은 박수 속에 51년만의 보스턴 월계관 탈환을 위한 마지막 라인을 넘어섰다.
끈질기게 따라붙었던 게라(2시간10분7초)는 24초 뒤에야 일그러진 표정으로 겨우 결승선을 통과했고 지난해까지 10년 내리 이 대회 정상고지를 지켜온 마라톤 강국 케냐는 대회 사상 최초로 11연패를 장담하며 월드스타 마라토너들을 대거 출전시켰으나 대표주자 첼랑가가 3위(2시간10분29초)에 그치는 바람에 여자부 우승(캐서린 은데레바·2시간23분53초)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한편 마라톤이 벌어진 보스턴 지역 한인사회는 이봉주 선수의 우승 소식에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날 보스턴 시내 마라톤 구간 연도에는 유학생과 지역 주민, 영사관 직원 등 수백여명의 한인들이 나와 태극기를 흔들며 이봉주 선수를 응원했고 이 선수의 우승이 확정되자 서로 얼싸안고 기뻐했다.
남가주 한인사회도 이날 이봉주 선수의 우승 소식에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많은 한인들이 이날 오전 일손을 놓은 채 TV로 이봉주 선수의 역주 모습을 지켜봤고 이봉주 선수가 1등으로 결승 테이프를 끊는 순간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올렸다. LA 한인타운의 직장인 피터 이(35)씨는 "이봉주 선수의 보스턴 마라톤 제패는 단순한 우승이 아니라 인간승리의 감동"이라며 "박찬호의 18승이나 박세리 우승 소식과는 또 다른 감격과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태수·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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