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부상 딛고 역투한 박찬호 재발견
▶ D백스 연승제동 걸고 공수 ‘줄고장’ 다저스에 활력부여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자세를 배웠다".
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기자들과 인터뷰도중 이날 부상자명단(DL)에 오른 팀 에이스 케빈 브라운에게 배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박찬호는 이같이 답했다. 포기하지 않는 자세. 이날 박찬호는 허리통증 등 여러 악조건 하에서도 바로 이 자세를 기억하며 혼신을 다해 역투했고 이런 박찬호를 다저스 선두들도 소나기 홈런포로 지원했다. 이날 박찬호는 인상적인 투혼의 피칭으로 단순히 선발투수로서 임무만 다하면 된다는 소극적인 자세를 뛰어넘어 진정한 팀 리더가 될 자질을 갖췄음을 보여줬다.
이날 경기는 박찬호와 다저스에게 매우 중요한 승부였다. 상대인 다이아몬드백스는 디비전 라이벌로 다저스에 3게임차로 앞서가던 조 1위팀이자 파죽의 9연승 가도를 달리던 팀.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경기 승패에 2게임차가 오가는 만큼 추격하는 다저스 입장에서 승리의 절실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하필이면 조 1위팀과 4게임 원정시리즈를 시작하는 날, 에이스 브라운이 고장나 DL에 오르게 된 것. 이미 게리 셰필드, 에릭 캐로스, 앤디 애쉬비등 팀 전력의 핵들이 줄줄이 DL에 올라있는 상황에서 에이스의 DL행은 팀 분위기를 더욱 무겁게 했다. 올해 원정경기 승률 3할대에 머물만큼 절대 약한 면을 보였고 특히 원정시리즈 개막전에서는 9전전패를 당했던 다저스로서는 이제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할 박찬호가 무너질 경우 시리즈 싹쓸이패를 걱정해야 할 가능성이 높았다. 설상가상으로 박찬호가 2회말 허리통증이 도지면서 분위기는 위기상황을 넘어 최악으로 치닫는 듯 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기대이상의 투혼으로 팀을 위기에서 건져냈다. 활화산 같은 홈런포 지원을 등에 업고 타자를 압도하기보다는 맞춰 잡는 투구패턴으로 경기를 풀었다. 다친 허리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와인드업대신 셋 포지션에서 공을 던졌고 직구 구속을 평소보다 상당히(시속 3∼5마일) 줄였다. 그럼에도 불구, 다저스가 7대0으로 앞선 4회말에야 첫 안타를 내줄 만큼 노련한 경기운용을 했다. 큰 리드로 인해 5회만 던지고 물러나도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 7회까지 113개의 공을 던지며 팀을 앞세우는 자세를 보인 것도 고무적인 일이었다.
다저스로서는 브라운의 공백기에 새로운 에이스이자 팀 리더로 박찬호를 재발견한 것이 1승보다도 큰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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