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며 내 영혼의 선장"
▶ 티모시 맥베이 마지막 순간
168명의 목숨을 앗아간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파 테러범 티모시 맥베이는 전혀 참회나 후회의 기색이 보이지 않은채 냉정한 얼굴로 죽어갔다. 숨이 멈춰졌을때도 그의 두눈은 떠진채였다.
맥베이에게는 형집행 바로 직전 최후의 진술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침묵했다. 대신 자신이 직접 손으로 쓴 19세기 빅토리아시대 영국시인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의 시 ‘인빅터스’를 남겼다. ‘인빅터스’ 는 헨리가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다리가 절단된 뒤 회복되면서 쓴 시로 스스로가 운명의 주인이고 영혼의 선장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흔히 반항기질의 10대 청소년과 난관에 직면한 사람들이 가장 애호하는 시로 맥베이는 자신의 행위를 후회하지 않는다는 뜻을 보이려 했다.
동부시간으로 오전 8시 맥베이는 형집행의자에 묶였으며 그의 목까지 옅은 회색천이 덮였다. 죽음이 눈앞에 다가온 그 순간에도 그는 마치 누가 자신의 죽음을 목도하러 왔는지 머릿속에 담아 두기라도 하려는 듯 증인들과 배석자들을 무표정한 얼굴로 찬찬히 둘러 봤다. 이날 희생자 대표 10명과 AP통신 등 취재진 10명, 맥베이가 개인적으로 요청한 로버트 나이 변호사 및 최근 맥베이 관련소설의 공동저자인 버팔로 뉴스 소속 로 마이클 기자 등이 창문을 통해 맥베이의 최후를 가까이서 지켜봤다.
맥베이는 천장에 매달린 카메라에도 시선을 고정시켰다. 이 카메라는 폐쇄회로로 오클라호마시티로 처형장면을 중계하기 위해 설치된 것. 그는 거의 눈을 깜박이지 않으며 카메라를 쳐다 보았다. 처형실 옆방에서 직접, 그리고 폐쇄회로 TV로 이를 지켜 보던 희생자 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섬찟한 느낌이 드는 순간이었다.
최후의 진술을 하라는 간수의 말에도 맥베이는 침묵했다. 약 1분후. 다시 간수의 목소리가 정적을 깼다. 간수는 큰 목소리로 맥베이의 혐의를 읽어 내려갔다. 역시 맥베이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혐의 낭독이 끝나자 간수는 집행실에 있던 US마샬에게 "우리는 준비됐습니다. 집행해도 될까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마샬은 집행실안에 있던 붉은색 전화기를 들어 누군가가 말하는 것을 들은후 전화기를 내려놨다. 그리고는 "집행을 시작해도 좋다"고 입을 열었다.
다시 침묵. 맥베이는 숨을 세게 들이 쉬었다. 눈동자는 조금씩 옆으로 움직였으며 입술로 2차례 공기를 뿜어 냈다. 의식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듯 했다.
증인실의 간수가 첫 주사가 주입됐다고 밝혔다. 10분이 흘러 8시10분. 맥베이의 눈은 아직 떠져 있었으나 창백한 피부가 약간 노란색으로 변했다.
8시 11분, 간수가 2번째 주사가 주입됐다고 밝혔다. 폭탄테러범 맥베이의 입술이 파란색으로 변하기 시작했으며 얼마후 작은 움직임까지 멈췄다. 이때가 8시14분. 모든 상황이 마침내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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