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아침 갑자기 한국에서 온 전화를 받았다.
낯선 여자 목소리에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XX초등학교 나오지 않았어요”라고 묻는다.
그렇다는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반말로 “반갑다. 우리 초등학교 동기 모임이 있는데 우연히 연락처를 알게돼 전화했어”라고 말했다.
그리고 현재 초등학교 동기들끼리 인터넷 웹사이트를 만들어 모임을 갖고 있다며 꼭 들러보라는 권유와 한국에 나오면 꼭 연락하라며 전화를 끊었다.
마치 뭐에 홀린 느낌으로 웹사이트에 들어갔더니 그곳에는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초등학교의 졸업 앨범이 올려져 있고 많은 친구들이 게시판을 통해 서로의 근황을 나누고 있었다.
벌써 정기 모임을 2~3차례나 가졌고 그때마다 인원이 조금씩 느는 중이었다.
어릴 적의 기억을 더듬어 동기들의 이름과 얼굴을 하나씩 되새기다 보니 괜시리 웃음이 나왔다.
‘아, 이런 친구들이 있었지.’
말로만 듣던 동문이나 어릴 적 친구 찾기 스토리가 나에게도 생기다니.
주위에서 인터넷을 통해 어릴적 소꿉 친구를 찾았다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한국에서는 그다지 어렵지 않겠지만 뉴욕에서까지 서로 연락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인터넷 시대를 실감한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사람을 찾는다는 것에 대해 그동안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TV의 사람 찾기 프로그램이나 심지어 남북 이산가족 상봉조차도 그렇고 그런 먼나라 이야기로만 받아들였었다.
그러나 이번에 초등학교 동창의 전화를 받고 나서 사람들이 사람을 찾고 다시 만나고, 보고 싶다는 까닭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욕심이 없던 시절에 대한 향수, 아니면 바쁜 사회 생활속에서 그만큼 지쳤기 때문일까.
다소 유치한 이야기지만 군대에 있을 때 ‘굳이 외롭다고 생각하자, 외롭다고 느낄 때 친구가 그리워지지지 않을까’라는 문구를 끄적거린 적이 있다.
뉴욕에서도 사람끼리 반가워하고 서로 속이지 말고 살아보고 싶다. 속된 말로 ‘있을 때 잘하지’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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