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듯 모를 듯한 나라 대한민국. 그리고 그 속에서 아슴푸레히 피어오르는 기억의 흙먼지들…. 지난 토요일 저녁(22일) D.C.내 한국문화홍보원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4회 작은 음악회는, 아직 버림받은 사실조차 모르는 어린 입양아들에게 모국을 환기시켜준 무대였다.
입양아와 양부모들을 초청한 작은 음악회는 플루리스트 오현하(워싱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주자)와 피아니스트 고경님(메릴랜드대 음대 박사과정)이 화음을 맞춘 동요 이중주로 막을 열었다.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학교 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아이들은 한국의 어느 가정집 요람에 누워 들었을 법한 동요들을 피부색 다른 양부모의 품에 안겨 따라부르며 신나했다.
이어 로버트 프로바인 교수(메릴랜드대 음대 민속음악학과)의 한국 국악과 전통악기 강좌는 아이들을 신비한 소리의 세계로 이끌었다. 그는 가야금, 거문고, 장고, 대금, 아쟁등 전통악기를 들고나와 그 소리를 하나하나씩 설명하고 들려주었다. 그의 입담은 자칫 이해키 어려운 한 변방 아시아의 음악을 쉽게 받아들이게 도왔다.
그레이스 윤양(토마스 제퍼슨 과학고 12)은 대사관에 보관중인 10여점의 한복 인형을 통해 한국 복식의 아름다움을 소개했다. 곁들여 윤양이 한복 입는 방법을 설명하자 한 아이는 입고온 색동 저고리의 옷고름을 매만지며 "아빠, 이거 제대로 된거예요?"라며 큰 눈망울을 연신 굴렸다.
음악회는 입양아들과 양부모들이 함께 어울려 송편, 잡채, 불고기, 김치등 전통음식을 시식하는 순으로 끝을 맺었다.
세살 때 입양됐다는 데이빗 군(6세)은“오늘 들은 노래는 낯설지가 않다"며“내가 왔다는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양부모께 자세히 물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음악회를 마련한 윤삼균 코리아파운데이션 U.S.A 회장은“한가위를 맞아 입양아들에게 제대로 된 한국문화를 알려주고 싶었다"며“아이들이 정체성을 찾아가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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