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내 테러 조직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시작된 가운데 미국의 전산 통신망이 테러리스트들의 다음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정보 관계자들이 경고했다.
USA투데이 등 미주류 언론들은 9일 거미줄 같이 연결된 미국의 전산-통신망은 지난 수년 사이 컴퓨터 해커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왔다면서 사이버 공간에 대한 테러 가능성을 일제히 보도했다.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3년반 동안 ‘문라이트 메이즈’(Moonlight Maze)로 통하는 정체불명의 해커 그룹이 FBI, CIA 등 미국 정보기관들의 추적을 유유히 따돌리며 정부 컴퓨터 시스템에 침투해 펜타곤의 전쟁계획 시스템과 연방항공우주국(NASA)의 기술 연구자료 등 수 천종에 달하는 국가 1급 비밀을 탈취해 왔다.
정보 관계자들은 지난달 테러사건 이후 의회 증언을 통해 사이버 공간에 대한 테러 공격의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사전 탐지를 위한 강력한 법안 제정을 요청했다. 관계자들은 테러리스트들이 뉴욕 테러와 같은 물리적 효과를 얻지는 못하지만 미국의 통신망을 마비시켜 경제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사이버 테러를 구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러리스트들은 수백만 가정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산체계, 공항 관제시설 및 항공 운항 시스템, 911 긴급 통화체계, 금융기관들의 송금 시스템 등의 파괴를 노려 사회혼란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정보 관계자들은 사이버 공간에 대한 테러는 극적 효과를 노리는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 테러 조직보다는 이들을 후원하는 이라크 등의 테러 국가들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또 최근 중국 내 몇 개 해커 조직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우선적으로 노리는 공격 대상은 기업 및 개인 컴퓨터 시스템으로 보인다. 다량의 ‘정크’ 데이터를 보내 인터넷 서비스를 불능상태로 만들거나 컴퓨터 바이러스로 서버 시스템 자체를 파괴, 혼란을 가중시킨다.
올해에만도 이미 ‘님다’ ‘코드 웜’등 바이러스로 인해 50억달러의 피해를 냈다. 또 군사적 우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미국 정부기관의 컴퓨터 시스템을 노린 ‘1급 정보 빼내기’도 가능하다. 이는 테러를 지원하는 국가의 후원이 절대적인 것으로 정보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문라이트 메이즈’를 추적해온 정보 관계자들은 "재정 지원이 아주 잘되는 해커 그룹"이라며 테러국의 지원을 확신했다. 테러리스트들은 정부 기관 컴퓨터 시스템을 붕괴시켜 전기 공급과 긴급 구호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다.
지난해 연방의회의 조사기관인 일반회계 감사국은 정부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 방어 능력을 점검했으나 국방부와 재무부를 포함한 24개 부처가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것으로 지적했다.
지난 99년 세르비아와 코소보에 대한 나토의 공습에 맞선 세르비아계 컴퓨터 해커들이 나토의 인터넷 웹사이트에 침투했었고 얼마 전에는 국방부의 웹사이트가 해커에 의해 폐쇄 당하기도 했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통신망을 연결해 주는 광섬유 케이블을 절단하거나 실리콘밸리 등의 첨단 인터넷 시설물에 대한 폭탄 공격도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john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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