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이 시작됐다. 첫날 공격에서 주목할 점은 그 규모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이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50기의 크루즈 미사일과 15대의 폭격기, 25대의 해군 전투기가 동원됐다고 밝혔다. 동원된 기종을 생각할 때 투하된 폭탄은 300~400톤 규모로 추정된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이것은 펜타곤과 뉴욕을 공격하는데 쓰인 여객기에 실린 연료의 폭발력과 비슷한 수치다.
이 정도 폭탄 투하는 그다지 큰 규모가 아니다. 제2차 대전 때 미국은 루마니아 플뢰스티 정유소를 폭격하는데 13만5,000톤의 폭탄을 소비했다. 요즘 폭탄은 50년 전보다는 명중률이 뛰어난 것이 사실이지만 정확도가 90% 차이가 난다 쳐도 아프간 전체를 공격하는 데 쓴 폭탄이 단 하나 목표물을 향한 폭탄 규모보다도 작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의로운 전쟁의 기본 원리의 하나는 그 상응성이다. 폭격 규모를 줄인 것은 미국이 이를 따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탈레반은 민간인 20명이 죽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과장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이는 미국과 영국이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단 한 명의 민간인이 죽는 것도 비극이다. 그러나 회교 테러리스트들은 예고 없이 5,000명 이상의 무고한 시민을 학살했다. 미국은 26일간의 인내와 수차례의 경고 끝에 20명 미만의 민간인을 사망케 했다. 미국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주장하는 아랍인들은 이같은 인명에 대한 양쪽의 시각차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궁금하다.
민간인 피해가 적었던 것은 미국이 정확도가 높은 무기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크루즈 미사일은 오폭을 하는 일이 거의 없다. 탄두도 1,000파운드 이하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민간인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카불 주재 기자들이 폭발음은 들었으나 비행기 소리는 듣지 못했다고 말한 점을 미뤄 볼 때 최고의 정확도를 자랑하는 해군의 미니 크루즈 미사일인 SLAM이 사용된 것 같다.
첫 폭격의 목적은 테러 기지와 대공 포화망을 파괴해 미군기가 자유롭게 작전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며칠간 더 폭격을 해 이 목적이 달성되면 오사마 빈 라덴을 잡기 위한 특공대가 투입될 것이다.
폭격이 밤에 이뤄진 것은 폭격기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민간인 살상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아프간군은 미군기를 격추시킬 능력이 없다. 단지 목표물 주변 민간인이 서성거리다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해 야간 폭격을 선택했다.
미국과 영국의 이같은 태도는 스스로 회교 지도자를 자처하는 빈 라덴과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그가 가는 곳마다 회교도의 피가 흐른다. 수단에서도 그랬고 아프간에서도 그랬다. 이제 그는 자살 특공대를 보내 서방을 자극, 회교도를 대량 살상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회교도의 가르침을 담은 하딧은 이것이 바로 악마가 쓰는 수법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는 또 다른 사탄 추종자인 히틀러를 연상시킨다. 그는 유대인과 집시뿐 아니라 아리안족을 집단 살육했다. 러시아 퇴각 금지명령을 내린 것도 그렇고 1945년 3월 패전이 분명해졌는데도 최후 항전을 명령한 것도 그렇다. 히틀러와 빈 라덴은 동족의 피로 땅이 물드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 그들이 누구를 숭배하는가는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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