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업소들 매상 떨어지고 종업원 해고 늘어나
침체국면에 접어든 미국 경기가 9·11 테러사건으로 장기화될 전망인 가운데 한인들의 선호업종인 세탁소, 그로서리, 테리야끼, 비디오 업소등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특히, 테러 이후 비행기 여행객의 감소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의 불황은 티켓판매 수수료 인하와 맞물려 여행사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페더럴웨이 대한여행사의 김홍일씨는“항공권 커미션이 국내선 20달러, 국제선 50달러 균일로 조정되자마자 테러라는 악재를 맞아 고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1/3로 줄었다는 김씨는 인터넷 티켓판매와의 경쟁도 버거운데다 테러 후 불황으로 한인 여행사를 포함한 미 전국의 3만여 여행사들이 자구책으로 조만간 감원 등 구조 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테리야끼와 그로서리 등‘먹거리 장사’의 타격도 여행업계 못지 않다.
수 년째 테리야끼 가게를 운영하는 오명희씨는 보잉이 3만명 감원 계획을 발표한 지난주부터 불황을 체감하고 있다며 “해고는 보잉만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오씨는 일 매상이 거의 10%나 줄어 종업원을 내보내는 등 고육책을 쓰고 있다며 업소를 팔려고 내놓은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2달 사이 규모에 따라 2~3만달러씩 가게 값이 하락하자 매물들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테러사건 이후 생필품 이외의 소비가 위축되면서 비디오나 세탁업계의 매출도 타격을 받고 있다.
페더럴웨이 한 비디오 가게 업주는“올 여름 장사는 매리너스 야구와 테러로 망쳤다”며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현찰을 꼭 쥐고 있을 생각이라는 일부 손님들의 말에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선 전 세탁협회장은 켄트에 있는 자신의 업소 매출이 테러 후 30%나 줄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손님들의 표정에서 요즘 불경기를 읽고 있다며“전쟁으로 인한 불안 심리가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씨 업소의 고객은 대부분 보잉사 직원들인데 이들 중 일부는“내년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며 상황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돈을 쓰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한다고 이 전 회장은 전했다.
소비위축이 기업 매출의 감소로 이어지고 종업원 해고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주류 기업에 다니는 한인 직원들도 불안해하고 있다.
바슬의 스포츠용품 제조사에 근무하는 김모씨는 한 때 100여명이던 직원이 현재 8명밖에 안 남았다며“언제 해고통지를 받을지 몰라 불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소비만이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며 국민들에게 돈을 쓰도록 부추기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전시상황과 해고 파동 속에 샤핑을 자제하고 있어 당분간 주류사회는 물론 한인 업계도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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