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어느 날 백악관에서 허리를 구부린 채 열심히 자신의 구두에 광을 내고 있었다. 마침 그의 비서가 이 광경을 목격하고는 어쩔 줄 몰라했다. 비서는 당황해 하며 "대통령 각하 도대체 무얼 하시는 겁니까. 왜 구두를 손수 닦으십니까" 링컨은 미소를 지으며 "내가 내 구두 닦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하고 되물었다.
비서는 "그래도 귀하신 몸으로 어떻게 이런 천한 일을 직접 하실 수 있단 말입니까" 하며 말을 받았다. 링컨은 비서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누구든 자기 구두를 직접 닦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구두 닦는 게 천한 일도 아니고 구두닦이가 천한 직업도 아니다"고 말했다.
링컨은 이어 "대통령이나 구두닦이나 똑같이 사회에 필요한 일꾼이며 사람의 귀천을 구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서를 타일렀다. 링컨 대통령이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존경을 받고 있는 것도 바로 그의 겸손한 삶의 자세 덕분이라는 게 중평이다.
링컨 대통령의 일화는 명예를 얻었건, 권력을 잡았건, 부를 거머쥐었건, 인기 절정에 올랐건, 겸손한 마음을 잃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던진다. 누구든 ‘위’에 영원히 있을 수는 없다. 반드시 ‘아래’로 내려오게 된다. ‘위’에 있을 때 안하무인이었다면 ‘아래’로 내려왔을 때 주위로부터 진정한 위로와 격려를 기대할 수 없다.
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구원투수 김병현이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4, 5차전에서 홈런 3개를 맞고 팀에 패배를 안겨주었다. 팀의 명운을 가늠할 정도로 중요한 두 경기를 망쳤다는 비난을 듣게 되더라도 유구무언인 상황이었다.
그런데 주류사회나 한인사회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그토록 ‘큰 일’을 저질렀는데도 "멍청한 놈" "유니폼 벗어라" "잘 나간다고 으쓱대더니 고소하다"는 말 대신, "너무 안됐다" "측은하다" "감독의 용병술에 문제가 있었다" "힘내라" 등등의 코멘트가 주종이었다.
비록 선발투수는 아니더라도 한국인이 22세에 메이저리그 선수로 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거만해질 소지가 충분하지만 김병현은 겸손이 몸에 밴 선수로 알려져 있다. 홈런을 맞고 망연자실해 마운드에 쪼그리고 있자 동료선수가 힘을 북돋워 준 것이나, 7차전에서 팀이 극적으로 최종 승자가 된 순간 주전투수 쉴링이 김병현을 얼싸안은 것도 김선수가 평소 겸손한 태도로 인심을 얻은 때문이 아닐까.
제 잘난 맛에 사는 게 세상살이라지만, 기름진 땅이 아닌 바위틈에서도 주위와 조화를 이루며 사는 ‘우슬초’의 겸손함을 새삼 떠올려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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