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지방의 한 종교집단이 신도들에게 하루 한끼만을 허용해 어린이 2명이 영양실조로 숨졌다는 사실이 지난 99년 프랑스 경찰청의 조사결과 드러났다. 샌디에고 ‘천국의 문’ 신도 39명은 97년 미확인 비행물체(UFO)에 의해 구원받을 것으로 믿고 집단 자살했다.
아프리카 가나의 존스 타운에서는 78년 교주 추종자 914명이, 우간다의 카눙구에서는 최근까지 ‘십계명 부활교’ 신도 900여명이 집단으로 목숨을 끊었다. 일본의 ‘옴진리교’는 세계 종말을 외치며 도쿄 지하철 승객들에 독개스 공격을 가했다.
30년대 일제치하의 암흑기를 틈타 한국사회에 둥지를 튼 ‘백백교’는 350여명의 신도들을 무참히 살해해 충격을 주었다. 또 여교주를 비롯해 신도 30여명이 집단 자살한 오대양 사건, 영생교 암매장 사건 등도 사회불안을 더했다.
LA 한인사회에 진을 치고 있던 일부 종교집단이 92년 10월 "하늘로 올려진다"는 ‘휴거설’로 신도들을 미혹. 이들이 가정과 직장은 물론 학교까지 버린 채 교회에서 집단생활을 해 한동안 커뮤니티를 시끄럽게 한 적이 있다.
이처럼 비교적 단기간에 독버섯처럼 번져 사회에 해를 끼치는 종교는 사교(邪敎)로 불린다. 사교는 시한부 종말론, 만병통치, 천지개벽 등 허황한 구호로 심약한 신도들의 눈과 귀를 가려 혹세무민한다. 비판자나 이탈자를 사탄으로 규정해 보복을 서슴지 않아 사회를 어지럽힌다.
미 종교정보센터의 추산에 따르면 미국내 사교집단은 5,000개가 넘고 전세계 사교 신도가 3,0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니 사교는 자연스레 경계의 대상이 된다.
저명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이며 기독교계에서 영향력이 큰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가 지난 16일 NBC 방송에서 "회교는 사악한 종교"라고 말해 미국내 이슬람 옹호단체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격한 논쟁까지 야기했다.
회교는 세계 인구의 5의1에 해당하는 12억명이 믿고 있으며 약 1,4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 미국에만도 신도가 600만명이 훨씬 넘는다고 한다. 그러니 적어도 사전적 의미의 사교는 아니다.
타종교에 대한 판단이 개인의 자유에 속한 것인지 모르지만 이를 언행으로 표출할 때 신중해야 한다. 특히 영향력 있는 사람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그의 각료들이 "테러와의 전쟁이 회교와 기독교간의 종교전쟁이 아님"을 기회 있을 때마다 역설한 것도 바로 이런 심사숙고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유일신을 믿는 그레이엄 목사가 회교를 사교로 규정한 것이 신앙에 기초한 소신일지언정 모두들 입 조심하고 있는 테러정국에 불필요한 종교갈등의 불씨를 놓는 발언은 교계 지도자다운 모습이 아니다. 어물전 망신시키는 꼴뚜기가 한인 교계에선 절대 나오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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