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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세철 논설실장>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시리아를 방문했을 때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공항 영접에서 극히 비상식적 발언으로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배반했다. 선지자 마호멧을 배반하고 죽이려고 했다."
교황의 면전에서 대뜸 유대인에 대한 저주를 퍼부어 댄 것이다.
알 아사드의 발언은 아랍 세계의 내면을 들여다 보면 ‘빙산의 일각중에 일각’정도의 감정 표출이다. 복잡한 설명이 따로 필요없다. 아랍과 관련된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금방 알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치인은 말할 것도 없다. 언론, 대중가요, 심지어 초등학교 교과서에 이르기 까지 아랍 세계의 전 계층에 유대인, 유대주의에 대한 증오가 얼마나 깊이, 또 폭넓게 묻어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반유대 감정은 전혀 사실무근에, 또 출처불명의 유언비어의 형식으로 확대 재생산되기도 한다. "어린이들을 죽이고 여성을 성적으로 타락시키기 위해 이스라엘은 약이 든 캔디와 검을 뿌린다." 이집트 등지에 나도는 유언비어다. 사람들은 믿는다.
유대인에 대한 증오심은 역사 사실을 뒤바꾸기도 한다.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은 사악한 유대인들이 시오니즘의 죄악상을 숨기기 위해 꾸민 자작극이라는 게 아랍 세계에서는 정설이다. 히틀러는 그런데 아랍 세계에서 찬양의 대상이다. 유대인 학살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히틀러 찬양은 유대인 학살이 조작극이라는 주장과 앞뒤가 안맞는다. 그러나 이런 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좌우간 유대인 박멸에 앞장 선 인물은 영웅이다.
특히 섬뜩한 점은 이스라엘 박멸을 위해 TV 등 언론매체가 어린이들에게 "자신을 희생으로 드리라"는 식으로 테러를 유도하고 있는 사실. 이스라엘군 총격에 숨진 한 팔레스타인 소년이 천국에서 노니는 가공의 모습을 방영함으로써 어린이들에게 ‘자살 폭탄 테러는 순교’라는 등식을 은연중에 심어주고 있는 것.
한 마디로 반유대주의는 정치의 한 방편이 아닌 목적 그 자체가 된 게 오늘날 중동지역의 현실이다. 그러므로 그 끝 모를 증오심이 사라지지 않는한 ‘자살 폭탄 테러- 보복공격’의 피의 악순환은 결코 끊어지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맞는 전망 같다. ‘테러와 보복’이라는 피의 악순환속에 팔레스타인 지역은 또 다시 화염에 휩싸여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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