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시작된지 며칠 안되었는데 벌써 “목이 아프다”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송년행사들이 여기저기서 열리기 시작하더니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 주말 동창회 두군데를 다녀온 LA 자영업자의 말.
“해마다 이때면 목이 아픈 것이 연례행사입니다. 너무 떠들고, 소리지르며 노래를 불러서 그렇지요. 아직도 동업자 협회 모임, 교회 친구들 모임, 계 모임, 향우회 모임이 남아 있는데 목소리를 좀 아껴야 하겠어요”
바야흐로 연말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고, 고조되는 분위기에 비례해 늘어나는 것이 목쉰 사람들이다. 모임의 구성원, 규모는 제각각이어도 한인들이 모였다 하면 ‘노래’가 빠지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이다.
동창회의 경우 1부 순서가 끝나고 나면 노래자랑이 이어지고, 직장동료 모임의 경우 회식이 끝나고 나면 십중팔구는 노래방으로 향하는 것이 순서이다. 모처럼 만난 동창들, 한해를 마무리하며 한자리에 모인 동료들과 어울려 목청껏 노래를 부르고 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재충전된 듯한 상쾌함도 있는데, 문제는 목이다.
다음날 깨면 목이 아프고, 쉰 목소리가 나오고,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전문의가 본다면 ‘과도한 성대 사용에 따른 급성후두염 혹은 성대 결절’이란 진단이 내려질 증상이다. 실제로 연말이면 성대 이상으로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들이 증가한다고 한다.
40대의 직장인 P씨도 목이 잘 잠기는 케이스. 그의 경우 심하면 3-4일을 고생하기도 한다.
“목이 잘 쉬기 때문에 가급적 조심을 하려고 하지만 분위기가 좋아서 휩쓸리다 보면 영락없어요. 며칠씩 감기걸린 사람 같이 되어서 업무상 대화할 때는 신경이 쓰일 때도 있습니다”
그의 관찰을 참고하면 ‘목 잘 잠기는 사람은 노래 못하는 사람’이다.
“노래 잘하는 사람은 목이 쉬는 경우가 별로 없어요. 노래 못 하는 사람들이 소리 질러 음을 맞추려다 보니 목을 혹사하게 되지요”
큰 소리를 오래, 너무 무리하게 내지 말라는 것은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의 충고이기도 하다. 아울러 성대 보호에 꼭 필요한 것은 후두 자극 요인을 줄이는 것. 담배와 술, 카페인 음료가 대표적이다. 그러니 노래 못하는 사람이 술 잔뜩 마시고, 고성으로 노래 부른후 커피로 입가심한다면 성대에는 너무 가혹한 일이 되고 만다.
연말에 신나게 떠들고 노는 모임도 좋지만 차분하게 한해를 돌아보는 모임도 가져야 하는 것은 성대를 생각해서라도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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