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1일 테러사태 여파는 하와이는 물론 전세계인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어 놓고 있다.그 어느때보다 우울한 연말분위기속에서 지난주 한인양로원을 찾았다.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한인양로원을 찾는 손길도 당연히 줄었으리라고 생각하고 찾아간 기자는 몰라보게 달라진 한인양로원 입구에서부터 무언가 생각이 어긋나고 있음을 감지했다.
삐그덕거리던 입구 계단이 없어지고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는 완만한 경사의 양로원 본관입구, 거울을 이용해 보다 넓고 환하게 변화된 거실외에도 4개 별채 주변 텃밭에서는 각종 화훼류와 상추, 배추, 고추등 야채들이 자라고 있어 노인들에게 삶의 활기를 더해주고 있었다.
한인양로원이 이렇게 달라진데에는 지난 1998년 한국어를 구사하는 윤삼실원장이 부임하고 나서부터이다.윤원장이 부임한 이후 한인1세들이 중심이 되어 양로원 노인들을 위한 장애자용 밴 구입을 도왔고 장애자시설 개보수공사를 성공적으로 치루었다. 최근에는 미본토 한인까지 이곳에 관심을 갖고 10만달러 지원을 약속해 하와이 한인양로원에 대한 관심은 이제 커뮤니티를 넘어 미본토 한국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다.
양로원에 대한 한인1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한인운영 양로원시설의 필요성이 1세들의 피부에 와 닿고있기 때문이다.
60년대이후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미국땅을, 특히 하와이 땅을 밟은 한인이민자들의 경우 부모나 자신들의 노후를 위해 양로원시설 그것도 한국어를 구사하는 원장과 간호원이 있는 양로원시설이 무엇보다 절실한 싯점이기 때문이다.
노인복지가 잘되어 있는 이곳 하와이는 양로원시설 역시 잘되어 있지만 막상 영어를 못하는 한인노인들이 이용할 경우에는 그곳은 노인들에게 공포의 장소가 된다는 것이다. 어디가 아파도 제대로 약을 달라고 이야기할 수 없고 그렇다고 자식들이 언제나 찾아와 옆에서 수발을 들어줄 수도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한인양로원에는 27명의 노인들이 거주하고 있지만 입주대기자 명단은 날이갈수록 쌓여만 간다고 한다. 윤원장이 안내한 본관옆 한 양로원 방에는 좁은 공간에 5개의 침상이 놓여있고 노인들이 누워있거나 앉아 담소하고 있었다. 5명이 함께 지내다보니 의견도 각각이라 ‘불을 꺼라. 켜라’등 사소한 일로 마치 어린아이처럼 싸우기도 하지만 이곳에 이주해 온것을 불평하는 노인들은 없다고 한다.
기존의 2세, 3세 영어권 한인노인들이 자리를 비우고 세상을 떠남에 따라 한인양로원은 서서히 한국어를 구사하는 1세노인들로 입주자가 변모해 가고있고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가속화 될 것이다.
윤원장에 의하면 현상황에서 양로원 수용인원을 늘이기 위해서는 양로원 5개동을 단계적으로 개보수해 13명정도를 늘일 수 있는 방안외에는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고 한다.
그 첫사업이 미본토 거주 한인 한씨부부(본보 4일자 참조)의 10만달러 지원으로 조만간 착공된다. 윤원장은 중국커뮤니티가 운영하고 있는 팔롤로지역 양로원을 지적하며 한인양로원의 경우도 뜻있는 동포들이 ‘양로원동우회’를 구성해 한인양로원의 효과적 운영을 위한 지속적인 방안을 연구하고 또 이들 동우회조직과 더불어 양로원 운영을 함께 의논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2001년 한해를 보내며 윤원장의 바램은 곧 오늘을 살고있는 우리들이 부모를 위해 그리고 우리들의 노후를 위해 함께 동참해야할 일임을 깨닫게 된다. 신수경<취재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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