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이야기 저런이야기
▶ <권정희 편집위원>
지나고 나면 모든 게 시들하지만 2년전 이맘때는 전 세계가 들떠 있었다. 서기 2,000년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새 밀레니엄’이라고 모두들 흥분했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특히 흥분한 사람들로는 아이키아 직원들을 빼놓을 수가 없다.
아이키아는 상대적으로 값싼 가격에 실용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한인들에게도 친숙한 스웨덴의 가구회사. 그 회사가 전세계 지점의 직원들에게 일률적으로 밀레니엄 보너스를 지급하겠다는 발표를 했기 때문이었다.
아이키아가 5년의 준비작업을 거쳐 밀레니엄 보너스로 책정한 금액은 총 6억5,000만크로네(미화 7,800만달러). 전 세계의 직원이 3만7,500여명이니 1인당 2,000달러가 넘는다는 계산이 나왔다. 빠듯한 봉급생활자들에게 2,000달러는 큰돈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아이키아 직원들은 입이 벌어졌었다.
그런데 정말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은 사람들은 중국등 생활수준이 낮은 지역 지점 직원들. 중국의 경우 이 정도 액수이면 근로자 임금 몇년치에 해당하는 것이니 보너스로 팔자를 고친다는 말이 나왔을 법도 하다.
연말이 되면서 봉급생활자들의 관심은 자연히 보너스로 쏠려 있다. 보너스란 순전히 사용자측의 일방적 자의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 그래서 "올해는 보너스가 나올까, 나온다면 얼마나 나올까"가 각 직장마다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LA 한인타운의 경우 은행이나 대형 마켓, 몇몇 가정용품 업체들은 예년과 별 차이 없이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경기침체로 영업환경이 밝지만은 않지만 직원들의 사기를 생각하고, 많건 적건 이익을 나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직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보너스를 지급한다는 것이 경영진측 견해이다.
아울러 보너스 잘 주는 회사는 잘 되는 회사라는 인식이 심어지면서 기업의 이미지가 좋아지는 이점도 있다고 한 경영주는 말한다.
하지만 경기회복 조짐이 언제 보일지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경영에 압박을 받는 기업들에게 보너스는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보너스를 지급하자니 자금이 달리고, 그냥 넘어가자니 직원들 시선이 의식되기 때문이다.
직원들 또한 "실업률이 치솟는 마당에 보너스를 기대하는 게 무리"라는 의견 또한 없지 않다. 그러나 "연말이 되어서 돈 쓸데는 많은데 여유 자금은 없고… 보너스밖에 기댈 데가 없다"는 것이 대부분 샐러리맨들의 고충이다. 경기 한파가 언제나 걷힐지, 사용자나 근로자나 착잡한 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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