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1987년작 스페인 영화 ‘눈을 떠라’의 판권을 사 탐 크루즈가 신판으로 제작하고 주연한 로맨틱 심리 스릴러다. 원작에서 주연한 페넬로피 크루스가 신판에도 나와 탐 크루즈를 이혼케 만든 영화이기도 하다.
원작은 지독히도 복잡한 플롯을 가졌는데 신판은 원작보다는 덜 하지만 역시 복잡하다. 꿈과 현실이 서로 뒤엉킨 채 현재와 과거가 마구 교차되는데 과연 영화내용이 주인공의 꿈인지 아니면 현실인지는 각자 알아서 생각할 일이다.
뉴욕의 출판사 사장으로 돈과 명성을 모두 지닌 미남 데이빗 에임스(탐 크루즈)는 33세 생일파티에서 처음 본 이국적이요 섹시한 댄서 소피아(페넬로피 크루스)에게 마음을 완전히 빼앗긴다. 데이빗이 소피아의 아파트에서 밤을 보내고 나온 이튿날 아침 길에서 그를 기다리는 여자는 데이빗의 섹스 파트너 줄리아(캐메론 디애스). 줄리아는 데이빗을 사랑하나 데이빗은 생각이 다르다. 질투에 눈이 먼 줄리아가 자기 차에 데이빗을 태운 뒤 “당신은 남의 감정은 생각지도 않느냐”고 외치며 과속으로 몰던 차를 다리 아래로 몰아 추락한다.
여기서부터 데이빗의 악몽이 시작된다. 그러나 과연 그것은 악몽인가 아니면 현실인가. 사고로 데이빗의 얼굴은 흉하게 일그러지고 줄리아는 사망한다. 레이텍스 마스크를 쓴 데이빗이 소피아 살인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된 뒤 정신과 의사 맥케이브(커트 러셀)와 대화를 나누면서 데이빗의 꿈인지 생신지 모를 과거가 플래시백으로 회상된다.
데이빗이 죽인 여자는 과연 소피아인가 또는 줄리아인가. 죽은 줄리아가 살아나고 데이빗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은 것은 회사의 파트너들일지도 모른다는 정황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데이빗은 인간 재생회사와 계약을 맺는다. 데이빗이 자기의 영원한 사랑인 소피아와 자신의 정체를 되찾으려고 몸부림을 치면서 악몽여행의 롤러코스터를 타는데 영화는 의문표를 찍으며 끝난다.
소피아의 음성으로 “눈을 뜨세요”라고 시작되는 첫 장면부터 전체적으로 첫 작품과 너무 유사해 기시감이 짙다. 진실한 사랑과 일시적인 섹스에 관한 고찰이기도 한 영화로 원작이 어둡고 보다 심리적이었던 반면 신판은 너무 말끔해 심리스릴러의 깊은 맛을 채 제공 못하고 있다.
탐 크루즈가 트레이드마크인 미소를 너무 많이 지어 어두운 분위기 영화에 해코지를 하고 있는데 그와 크루스의 콤비는 좋다. 촬영이 뛰어난데 특히 대형 네온 광고들이 명멸하는 인적 끊긴 아침 타임스 스퀘어를 데이빗이 혼자 달리는 첫 장면이 환상적이다. 캐메론 크로우 감독. R. Paramount.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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