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페라 성녀’ 마리아 칼라스 마지막 4개월 영화로
’오페라의 성녀’라 불렸던 마리아 칼라스의 생애 마지막 4개월을 허구화한 영화 ‘칼라스여 영원하라’(Callas Forever)가 현재 이탈리아 감독 프랑코 제피렐리(78)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제피렐리가 공동으로 각본을 쓴 영화는 생애 말년 은퇴해 파리의 아파트에서 홀로 칩거하고 있는 칼라스에게 영국인 록 프로모터(제레미 아이언스)가 찾아와 칼라스의 컴백을 시도한다는 내용이다. 프로모터는 칼라스에게 그녀의 옛 레코딩을 사용해 일련의 오페라들을 연기하는 모습을 영화로 찍어 화려한 컴백을 약속하면서 칼라스가 이에 응하게 된다. 빌리 와일더 감독의 명화 ‘선셋 대로’의 내용을 연상케 하는 영화다.
제피렐리는 당초 칼라스 역으로 실제 오페라 가수를 쓸 계획이었으나 칼라스의 얘기인 연극 ‘매스터 클래스’에서 칼라스역을 맡았던 프랑스의 연기파 화니 아르당을 만나면서 마음을 바꿨다. 아르당은 칼라스와 외모도 비슷한 데다 칼라스의 개성을 내면으로 흡수한 연기를 보여줘 제피렐리는 "아르당이야말로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고 극찬하고 있다. 제피렐리는 또 "아르당이 안팎으로 너무도 칼라스와 같아 진짜 칼라스를 기억하는 게 힘이 들 정도"라고 고백했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과 ‘햄릿’ 등을 만든 제피렐리가 전설적 디바 칼라스를 처음 만난 것은 1948년 이탈리아의 명장 루키노 비스콘티가 연출한 바그너의 오페라 ‘파르지팔’에서였다. 당시 제피렐리는 이 오페라의 미술담당인 스페인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조수였다.
그 뒤로 제피렐리는 여러 편의 칼라스가 나오는 오페라를 연출했고 칼라스가 1977년 9월16일 파리의 아파트에서 53세로 혼자 외로이 죽을 때까지 친구로 지냈었다. 제피렐리는 ‘칼라스여 영원하라’에 대해 영혼을 팔아 젊음을 되찾는 파우스트와 같은 이야기라고 설명하면서 "내가 지금 살아있는 유일한 이유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부카레스트의 세트에서 찍고 있는 ‘이 영화의 촬영현장을 방문한 한 잡지사 기자에 따르면 제피렐리는 아르당이 ‘나비부인’의 아리아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던 끝에 무대 위에 주저앉고 말았다고 한다. 제피렐리는 "나는 1년 전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적이 있었다"면서 "’칼라스’를 만들기 위해 생을 포기 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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