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460년께 소아시아 연안의 코스 섬에서 2대째 의사를 업으로 삼고 있는 한 가정에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이 아이는 자라면서 자연스레 가풍을 이어받아 크안도사 의학교에 진학했다. 나이가 들면서 의학자, 철학자들과 광범위한 교분을 쌓고 학식과 견문을 넓혀갔으며 85세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질병의 특성과 치료법은 물론 의사가 지켜야 할 덕목을 강조한 소중한 글들을 남겼다.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환자의 건강을 첫째로 생각할 것"을 귀가 따갑게 강조했다. 이 글귀는 그가 만든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 담겨 있다.
세월이 무척 흐른 지금도 본분을 지키려는 의사들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의술을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여기고 ‘환자=돈’이란 등식에 매료돼 있는 의사들이 있어 몸 아파 병원에 간 환자들의 마음까지 아프게 하고 있다.
HMO 치과보험에 가입돼 있는 한 직장여성은 최근 치과의사의 무성의한 시술 때문에 골탕을 먹었다. 신경치료를 위해 수술대 위에 누웠으나 30분간 이빨에 상처만 심하게 입히고는 "신경치료를 할 수 없으니 ‘치아이식’을 하든지 아니면 ‘브리지’를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신경치료는 300달러인데 비해, 치아이식은 보험커버가 되지 않아 2,500달러를 내야하고 브리지는 보험커버로 1,500달러를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하더라"며 "다른 병원에 물어보니 애당초 치아이식이나 브리지를 할 필요가 없는 상태였는데 이빨을 너무 손상시켰다며 소송을 해도 된다고 했다"며 분해했다. 이 여성은 "돈 되는 치아이식이나 브리지로 몰아간 것 아니냐"며 기본적인 상도의도 없는 의사에 혀를 내둘렀다.
글렌데일에 사는 한 남성은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이 학교 멍키 바에서 놀다 떨어져 손목이 부러지자 황급히 LA에 있는 HMO 주치의의 추천을 받아 전문의에게 갔다. 치료를 받고 추후에 청구서를 보니 2,200달러가 찍혀있었는데 그중 X-ray 설명비가 20달러씩 두번 부과돼 있었다고 했다.
병원에 연락해 보니 "아이 어머니에게 X-ray를 설명해 주고 아버지에게도 설명해 주었으니 별도로 부과한 것"이라고 했단다. 이 남성은 "같은 날 병원에 갔고 사정상 아내와 내게 따로 설명해 주었다고 해서 중복 부과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히포크라테스의 인술을 펴지는 못할 망정 ‘약자’인 환자를 상대로 의술을 남용해서야 어찌 의사라 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다. 새해가 됐으니 30초만 시간을 내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다시 한번 읽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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