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전거에 얽힌 두소년의 좌절과 희망
▶ ★★★★
자전거 하나 가지는 게 꿈이었던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감동이 미풍처럼 어루만져줄 서정적인 중국영화다. 감독은 제6세대 출신의 왕 시아오슈아이. 그의 최근작으로 현대 도시의 약육강식의 삶을 거칠게 다룬 ‘천국에 그렇게 가까이’(1998)에 비하면 이 영화는 한편의 동화 같다.
지난해 베를린 영화제 은곰 수상작인데 비토리오 데 시카의 ‘자전거 도둑’과 이란감독 마지드 마지디의 ‘천국의 아이들’을 생각나게 한다. 각박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리면서 아울러 시심과 따뜻한 가슴 그리고 웃음과 촉촉한 슬픔 등을 고루 잘 담아 콧등이 시큰하다가도 폭소를 터뜨리게 되는데 결국 정신이 고양되는 감격을 경험한다.
시골서 베이징으로 돈벌러 온 17세난 소년 구에이(쿠이 린)는 자전거 배달부로 취직된다. 한번 배달에 10유엔인데 자전거를 제 소유로 하려면 600유엔을 벌어야 한다. 구에이는 자전거를 신주단지 모시 듯하며 열심히 일을 해(촌 소년의 도시생활이 코믹하게 그려진다) 마침내 600유엔을 모았는데 그 순간 자전거를 도난 당한다.
눈이 뒤집히다시피 한 구에이는 자신의 생존수단인 자전거를 찾아 북경시내를 하루종일 뒤집고 다니다 마침내 자기 자전거를 찾아낸다. 그런데 자전거의 새 임자인 고교생 지안(리 빈)이 자전거를 벼룩시장에서 샀다고 주장하면서 두 소년간에 자전거의 소유권을 둘러싼 집요한 필사의 대결이 인다.
찢어지게 가난한 지안은 모두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친구들과 애인 시아오(가오 유안유안)에게 뽐내기 위해 절대로 자전거를 구에이에게 내줄 수 없는 처지이고 구에이는 먹고살기 위해 절대로 자전거를 빼앗길 수 없는 사정이니 이를 어쩌나.
가장 보편적인 교통수단의 상징인 자전거를 통해 급변하는 중국 사회와 그것의 윤리 그리고 인간성을 고찰한 우의이기도 한 영화다. 가난한 소년들의 꿈을 놓지 않으려는 안간힘이 안타깝다가도 감독이 인간성의 선함을 믿고 있어 마음이 훈훈해진다. 촬영이 매우 아름답고 진행 속도가 상쾌하니 빠른 즐거운 유희 같은 작품인데 쿠이 린과 리 빈의 대조적 연기가 강한 인상을 남긴다. PG-13. Sony Pictures Classics. 웨스트사이드 파빌리언(310-475-0202), 유니버시티6(949-854-8811), 스테디엄14(626-568-8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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