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서 인터넷신부 오자 한바탕 소동이...
▶ ★★★½(5개 만점)
’지옥에서 온 인터넷 신부’라는 부제가 어울리는 다크 코미디이자 폭력이 자심한 스릴러다. 서로 비슷한 데라곤 하나도 없는 두 남녀가 만나 일으키는 로맨스 소동인데 로맨스와 코미디와 스릴러의 장르를 부러뜨린 뒤 뒤섞어 놓았다.
시작해서 어느 정도 얄궂고 뒤틀린 로맨틱 코미디로 나아가던 내용이 중간에서 갑자기 유혈 폭력이 판을 치는 범죄영화로 돌변한다. 그런데 이런 상황과 플롯의 반전이 그런 대로 흥미는 있지만 그 전이과정이 매끄럽지가 못해 전후반이 서로 다른 영화 같다. 물론 영·미 합작인 이 영화의 결말도 안 봐도 알게끔 빤하게 끝난다.
런던 교외에 사는 소심하고 착한 젊은 은행원 존 버킹엄(벤 채플린)은 외로움을 못 견뎌 컴퓨터로 신부를 주문한다. ‘러시아로부터 온 사랑’(007시리즈 제2편의 제목과 같은 ‘From Russia With Love’)이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영어를 잘 한다는 섹시한 나디아(니콜 키드만)를 고른 존은 집을 곱게 새로 단장한 뒤 공항으로 신부를 맞으러 간다(인터넷 신부는 요즘 서방세계 미혼남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공항에서 만난 나디아는 줄담배를 피우는 데다 시퍼런 눈 화장을 하고 비 맞은 흡혈귀 차림을 해 존은 크게 낙망한다. 존은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나디아를 귀국시키려고 인터넷 서비스 회사에 계속 전화를 걸어도 묵묵부답. 둘은 할 수 없이 동거를 하게 되는데 나디아가 존에게 육탄공세를 퍼부으면서 존은 자기도 모르게 점점 이 짙은 화장을 한 나디아에게 마음이 끌린다. 그것이 사랑이런가.
그런데 어느 날 존의 집에 러시아로부터 나디아의 사촌들이라는 두 남자 유리(마티외 카소비츠)와 알렉세이(뱅상 카셀)가 나디아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 왔다며 짐을 풀면서 존의 악몽이 시작된다. 알고 보니 폭력적인 알렉세이는 나디아의 애인이고 유리는 이들과 한 패거리인 공갈협박 사기꾼들.
두 러시안 범죄자들은 나디아를 크게 다치게 하겠다고 순진한 존에게 공갈을 쳐 존으로 하여금 은행돈을 훔쳐내게 만든다. 엉겁결에 은행강도가 된 존은 이때부터 돈 가방을 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여자가 낀 러시안 공갈단과 함께 평생 잊지 못할 모험을 하게 된다.
호주와 영국과 프랑스 등 국제 캐스트들의 연기가 재미있는데 섹시하면서도 촌티가 뚝뚝 흐르는 키드만과 대낮에 벼락맞은 표정을 한 채플린의 콤비가 좋다. 유머와 로맨스와 반전과 스릴이 있는 영화로 속도감과 있고 말끔해 즐길 만하나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충분히 개발되지는 못했다. 제즈 버터워스 감독. R. Miramax.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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