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는 주택가 한복판에 자그마한 선술집들이 많이 있다. 음주운전으로 걸렸다하면 ‘국물도 없는’ 사회인지라 집에 차를 놓고 걸어가서 마실 있도록 동네마다 술집들이 들어서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청소년들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밤 10시30분이면 문을 닫는다.
4,500여종의 술을 만들어 낸 중국의 서민들은 고량주와 유사한 하얀 빛깔의 ‘백주’를 즐긴다. 그런데 백주 제조에 쓰이는 쌀, 보리 등 원료가 북경시민 1,100만명이 3년간 먹을 수 있는 분량이란 사실이 밝혀지자 백주 대신 과일주를 마셔 식량을 절약하자는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과음의 폐해를 일깨운다는 취지도 담고 있다.
"음주문화가 예술의 경지에 이른" 프랑스에서도 연간 5만여명이 알콜과 관련해 사망하자 성인과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폭음에 대한 계몽사업이 활발하다. 일본에는 맥주나 위스키, 청주 등 주류를 손쉽게 살 수 있는 자동판매기가 20만대나 있었는데 미성년자의 음주를 조장한다는 여론이 들끓자 자취를 감추었다. 소매주류판매업자들이 미성년자를 보호하려고 연간 4,000억엔의 수입을 포기한 것이다.
미국인들도 엄격하긴 마찬가지다. 21세 미만에 주류 판매금지를 불법화하는 등 미성년자 음주에 신경을 쓰고 있다. 업소에겐 신분증으로 미성년자를 철저히 솎아내도록 촉구하고, 학교에서는 술의 해독성을 기회 있을 때마다 언급하고 있다. 또 TV나 라디오, 신문 등 매체를 통해 ‘금주’ 공익광고가 나간다.
하지만 캠페인을 못본듯, 법을 비웃듯 미성년자들은 알게 모르게 술을 즐기고 있다. 컬럼비아대가 전국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이 마신 술이 미국민 전체 알콜 소비량의 11.4%에 이른다. 미성년자들이 연간 마셔대는 술을 한데 모으면 솔트 레익 시티의 동계올림픽 주경기장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게다가 고교생의 31%가 매달 적어도 한 번은 과음을 하고 있다. 입에 술을 처음 댄 고교생 10명중 9명은 고교 졸업 때까지 꾸준히 술을 마신다는 점과 이들이 행동이 술을 마시지 않는 학생보다 7배나 문란하다는 통계다.
대통령의 대학생 딸이 가짜 신분증으로 술을 사려다 적발되는 판이니 미성년 음주를 힘으로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술은 어른 앞에서 배워야 한다"는 금언이 있다. ‘강요할 수 없는 금주’라면 차선으로 ‘흐트러진 음주’보다 ‘절제된 음주’쪽을 진지하게 고려해 볼 만하다. 몸은 커졌으나 자유와 방종에 대한 변별력이 부족한 미성년 자녀와 함께 부드러운 와인을 조금씩 나누며 ‘주도’를 가르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라면 과격한 발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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