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얼마전 부터 한국에서 온 학생들과 다른 학군에서 온 학생들이 부쩍 늘었다. 이곳은 소위 말하는 백인지역이다.
그런데 한국학생들과 학부모들한테서 느낀 점이 있다. 한국학생끼리 모이고 학부모는 한국학부모끼리 모인다는 점이다. PTA 등 여러 학교행사에서도 끼리끼리 모이면 좋으련만 눈에 띄는 학부형은 많아야 2~3명정도.
“나는요, 그런데(PTA 모임) 안가요” 라며 뽐내듯이 말하는 학부형에게는 “그럼 이곳에서 교육은 왜 시키나요?” 라고 물으면 금방 못마땅한 표정이 되곤 한다.
같은 머리모양, 똑같은 옷스타일, 똑같은 말투, 전혀 개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학생들이 학교내에서 집회를 할 때도, 점심을 먹을 때도 자기들 끼리만 나란히 줄지어 앉는다고 한다. 한 학생은 한국인 학생 그룹에 속하지 않자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또 어떤가. 어느 학부모가 자기와 생활방식등이 다르고, 뭔가 자신의 틀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자녀를 통해 그 학부모의 아이를 집단 따돌림으로 몰고 가는 경우를 꽤 보고 듣고 했다.
학부형들 사이의 관계란 서로 예의를 지키고 존중해 주는 어찌보면 어려운 사이임에도 이것을 지켜주지 않아 껄끄러운 적이 나에게도 있었다.
같은 한인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전화를 받으면 짧으면 한시간, 길게는 2시간이 넘게 들어줘야 하는 일부터 시작해, 사전 연락 없이 휴일 이른 아침이건 밤이건 시도 때도 없이 들이닥치는 학부모, 성경공부 하러 간다고 아이를 봐 달라고 해놓고는 약속시간이 훨씬 지나서 나타나는 사람등 전혀 남에 대한 배려가 없는 태도를 본다. 이런 부류의 학부형들의 특징이 끼리끼리 뭉친다는 점이다. 끼리끼리 모여서는 집안자랑, 자식자랑, 남 흉보기, 특히 남의 자식 헐뜯기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고 하니 그런 부모 밑에서 크는 아이들의 장래가 걱정된다.
결혼전 몸 담았던 직장 상사께서 해주신 말씀이 생각난다.
일본에서 오래 직장생활을 하신 이분은 아무리 절친한 사이라도 사내에서는 표시내고 다니지 말라고 하셨다.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곳 미국에서 한인들에 대한 호감도가 그리 좋지 않은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끼리끼리만 모인다는 것은 타민족에 대한 정중한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보다 나은 한국인으로 키우기 위해 조기유학을 보내거나 이민을 왔다면 끼리끼리 보다는 여러 인종과 화합하며 세계속의 한국인이 되도록 이끌어 주는게 부모로서의 책임인 동시에 의무라고 생각한다.
베키 김/어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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