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 이태순씨, 둔기로 머리 맞아...아들 결혼 앞두고 비운
노스 시애틀에서 20여년간 거주해온 한인 이태순씨(49·사진)가 29일 아침 자택 거실에서 머리를 둔기로 맞은 피살체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시애틀 경찰국의 두안 피시 대변인은 물리 치료를 받기 위해 오전 7시45분 경 집을 나갔다가 돌아온 이씨의 남편 이덕상씨가 피살된 부인을 발견하고 오전 10시15분 911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피시 대변인은 이날 하오 4시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부검 당국이 신원을 밝히기 전까지는 피살자의 이름을 밝힐 수 없다. 피살자는 머리를 심하게 맞아 피가 흥건한 채 거실에 쓰러져 있었다. 밖에서 누군가 강제로 침입한 흔적은 없었으며 피살자가 반항한 흔적이 역력했다. 도난물품이 있는지 여부는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피셔 대변인은“이씨는 성장한 두 아들을 두고 있으나 큰아들은 하와이, 작은 아들은 LA에 각각 살고 있어 부부만 이 집에 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씨가 다니던 시애틀 한인 천주교회 신도들은 이태순씨가 남편 이덕상씨(54)와 평온한 가정을 꾸려왔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남편 이씨가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숨진 이씨는 레이크 시티웨이에 옷 수선 가게(얼터레이션 샵)를 갖고 있으며 남편 이씨는 조선소에서 일하다 다친 어깨 통증으로 몇주 전 수술을 받고 물리치료를 받아오고 있으며 이날도 아침 일찍 병원에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이태순씨는 다른 가게가 모두 문을 닫든 부활절에도 점포를 열 정도로 열심히 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상인들은 이씨가 평소 점포 안에서 혼자 일했으며 밖에 나오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바쁘게 일했다고 경찰에 말했다.
지난 70년대 후반 미국에 이민 온 이씨부부는 노스 시애틀의 메리디언 애비뉴에 있는 잉그럼 고교 맞은 편에 위치한 이 단층 집에서 20년 이상 거주해왔다.
사건소식을 전해들은 성당의 교우와 친지들은 29일 하오 이씨 집으로 몰려와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며 이씨의 죽음을 애통해 했다.
이씨와 10년 이상 교회활동을 함께 해왔다는 조 모씨는“해군 장교인 큰 아들 결혼식을 한달여 앞두고 이런 변을 당하다니 웬 말이냐”고 울먹였다.
이씨 가족과 20여년전 다운타운 아파트에서 이웃해 살 때부터 교분을 가져왔다는 그린우드의 한 70대 한인은 이 여인이 최근 옷 수선 점포에서 강도를 당해 신분증과 크레딧카드가 들어 있는 지갑을 빼앗긴 일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씨가 이번에도 점포에서 강도에 피살된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며“재마(이씨의 세례명)나 남편 이덕상씨는 남을 해칠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교우들도“이씨는 성당 일이라면 만사 제치고 봉사해왔고 주변의 어려운 이들을 소리 소문 없이 도와온 착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의 목격자를 찾지 못해 수사가 쉽게 진척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타코마, 페더럴웨이, 렌트 등 남쪽 지역에서 발생한 한인 피살 사건 외에 시애틀 지역에선 95년 린우드 안임석씨 가족 3명 피살, 2000년 웨스트 시애틀 텍사코 주유소 김영수씨 피살사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살인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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