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이혼 소재로 뮤지컬 영화로 만든 남자
골치 아프고 마음 아프고 복잡하고 지저분한 일 투성이인 이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의 눈앞에 내놓고 싶어하지 않지만 스티븐 드워먼(46)은 그렇지 않다. 사람들이 함께 웃어주기를 바란다.
인포머셜과 광고업을 하는 드워먼은 자신의 첫 결혼이 파경에 이른 이야기를 "이혼, 뮤지컬"이라는 속시원한 코미디 영화로 만들었다. 스스로 각본도 쓰고, 감독도 하고, 출연도 했을 뿐만 아니라 150만달러라는 자금도 조달한 이 86분짜리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 샌타모니카의 전처 집에서 5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극장을 빌린 그는 LA의 웨스트 사이드 일대에 광고 전단을 뿌리고 시내 버스에도 광고판을 붙여 관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주동안 팔린 입장권은 3000장이 넘고 그중엔 몇 번씩 보러온 사람들도 있다.
전처와 악의에 차서 이혼한 남자가 10대가 된 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거의 드워먼의 자서전이라 할 수 있다. 영화 주인공은 텔레비전 인포머셜 프로듀서인데 딸이 자기를 좋아하도록 만들기 위해 딸의 노래 및 연기 재능을 선보일 뮤지컬을 제작하면서 뮤지컬의 주제를 이혼으로 잡고 아이들을 출연시킨다. 주인공이 그 뮤지컬 만드는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인 나머지 그의 광고업은 그와 딸과의 관계처럼 시들어가지만 영화는 비즈니스도 다시 잘되고, 딸은 아버지를 사랑하며, 아버지에겐 새 걸프렌드와 함께 전처로부터도 노력을 인정받으면서 끝난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그 마지막 장면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그와 전처는 말도 하지 않고 지내며 17세인 딸은 2년동안 얼굴 한번 보지 못했다. "아내와 아이는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 동네에 사니까 이 영화에 대해 알고는 있을 겁니다. 산타모니카 일대에 모두 보냈으니 그 집에도 엽서가 들어갔겠죠"
드워먼의 딸 애쉴리는 2년반 전에 이 영화 대본의 일부를 읽다가 자기 어머니를 도마뱀 얼굴이라고 묘사한 장면에서 그만 뒀다. 영화에서 전처는 마지막 장면에 도마뱀 같은 너울을 벗고 아름다운 여자가 된다.
드워먼은 5년전, 딸을 어린이용으로 각색한 뮤지컬 ‘오클라호마’ 공연에 데리고 갔다가 이 영화를 만들 생각을 하게 됐다. "갑자기 어린이의 관점에서 본 이혼에 관한 영화를 만들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났어요. 아이들도 이혼에 대해 분노하고 괴로워하거든요. 그렇지만 이 남자가 딸과 다시 관계를 회복하는 이 영화를 보면 재미있고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지요. 희망사항인가요?"
드워먼은 이 영화의 제작비를 조달하려고 사업체의 일부를 팔고 지난 2000년, 60명의 캐스트를 데리고 LA의 10여군데서 19일동안 촬영했다. 9개의 노래와 무용이 들어있는 이 영화를 본 웨스트 LA의 미용실 주인 빅토리아 들라게라는 "아주 재미있었지만 마지막엔 눈물이 났어요. 이혼을 해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 거예요"라고 말했고 웨스트사이드에 사는 플륫주자 달라 미셸은 세 번이나 봤다고 했다. "노래 가사가 참 재미있는데 처음엔 사람들이 하도 웃는 바람에 잘 듣지 못했거든요"
전처 낸시 그리핀과 3년반만에 이혼한 드워먼은 이 영화가 복수나 한풀이로 만든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딸이 이 영화를 보고 자기가 인생의 힘든 시기를 긍정적으로 넘겼음을 인정해주기를 바란다는 것.
현재 이 영화를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배급해줄 회사를 찾으며 다른 영화 대본을 쓰고 있다는 드워먼은 이 영화 대본을 쓰는 동안 잠시 결혼한 적이 있었는데 다음 영화는 이혼 이야기가 아니라니 두 번째 전처 다이애나 투메이는 안심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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