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이야기 저런이야기
▶ <옥세철 논설실장>
5,000만원이란 돈이 한국에서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웬 우둔한 질문이냐고. 돈의 가치라는 게 하도 들쑥날쑥해 도무지 알 수없어 하는 말이다.
40대 주부가 7세난 딸과 12층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국서 날아온 보도로 남편이 사망한뒤 그동안 병원비 등으로 진 신용카드 빚 때문이라는 것이다.
3,000만원이라는 돈 때문에 두 모녀가 목숨을 끊었다. 한국의 서민들에게 5,000만원은 커녕 3,000만원 되어도 아직은 엄청난 돈이라는 이야기다.
한번 미국서 한국 나들이를 하는데 비행기 좌석 값만 3백여만이다. 열댓번 나들이를 했다니 최소 5,000만원 정도가 들었다는 계산이다. 대통령의 아들과 관련된 최근 보도다. 5,000만원은 이 경우 돈이 아닌 것 같다. 시쳇말로 껌값이다.
"지역구에서 사람들이 찾아오면 잠깐 몇백만원 깨집니다. 식사 대접해야죠. 노인들에겐 여비도 대주어야 합니다. 이런 일이 한달에도 몇번 있습니다." 지역구 관리에만 매달 기천만원이 든다는 한 ‘별볼일 없는 국회의원’의 푸념이다.
대권을 바라보는 정치인에게 이 건 아무 것도 아니다. 한번 걸지게 회식을 해도 ‘돈 1,000만원’은 우습게 깨진다. 조직관리를 해야 한다. 다 돈이다. 그에게 수억원쯤은 돈이 아니다.
여권내 실세중 실세로, DJ의 분신과 다름없다던 권노갑씨가 구속됐다. 5,000만원을 대가성으로 받은 혐의때문이라는 검찰 발표다.
’5,000만원 뇌물수수 혐의때문에 여권 실세가 구속되다’-. 마치 초현실파 그림을 보는 느낌이다. ‘껌값’인지 알았던(적어도 정치 실세들에게는) 5,000만원이 그토록 파워가 있다는 말인가.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아무리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도 이런 거액(?)을 뇌물로 받으면 반드시 구속되는 정의 사회가 이룩됐다는 증거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정신 나간 소리 같다.
"돈이 되지않는 것은 모두 퇴출대상이다. 한국 사회가 추구하는 최선은 바로 이윤추구다. 이윤이 나지 않으면 수십년 함께 일했던 동지도 거리에 나앉게 하는 게 오늘의 비정한 현실이다. 정치의 논리도 마찬가지다…." 이런 게 아닐까.
뭐 ‘5,000만원 뇌물’때문에 실세중 실세가 구속됐다고. 저질의 싸구려 정치 코미디에 이제는 정말이지 신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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