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을 맞으면서 친구는 20년의 우체국 일에서 정년 퇴직을 한다. 1965년 대학 졸업하면서 시작한 직장생활을 한국에서 또 이곳 미국에 와서도 쉬지 않고 계속해온 것이다. 친구는 늘 62세가 되면 퇴직을 하여서 세대교체에 한 몫도 하고 자신의 생활도 찾아본다고 하였었다.
언젠가는 나도 정년 퇴직을 해야 되는데 하고 생각해보면 일을 안하는 기쁨보다 뭔가 불안함도 찾아들곤 한다. 수많은 날들을 새벽 알람소리에 일어나야 했고, 무겁고 힘든 몸을 쉬지못하고 일해 왔으니 이제 직장일에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되었다는 것이 정년 퇴직이다.
그러나 앞으로 남아있을 날들 동안 어떻게 시간을 보내며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며 어떻게 보람있게 살아가느냐를 지혜롭게 생각을 해야 되는 일이다. 친구는 벌써 시니어센터도 찾아보았고 컴퓨터 공부도 시작을 하였고 집도 코리아타운이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해 놓았다.
그의 퇴직 파티는 특히 인상적이었다.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한달전 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몇 주전부터 카메라 두개가 친구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어가기 시작했다. 개인 사진, 그룹 사진 등 친구와 가까웠던 사람들을 다 찾아 다니며 카메라에 담아갔다.
앨범이 만들어 지고 나자 다시 사진의 주인공들을 찾아 다니며 덕담을 쓰도록 하였다. 음식을 준비하고 케익을 손수 만들고 커다란 곰 인형과 함께 장식한 형형 색색의 풍선들이며 핑크 빛 장미꽃들등 고마운 수고의 손길들이 친구의 퇴직 파티장을 빛내 주었다. 길다면 길었던 20년의 우체국에서의 시간들과 함께 한 친구의 아픔, 고생, 눈물, 모두 어느새 하나님께서 다 거두어 주셨나 보다.
우체국장으로부터 수여된 감사장과 함께 친구의 마지막 인사말은 인상 깊었다. 유창한 영어로 또박또박 이야기하는 친구를 바라보던 직원들의 미소띤 표정들에서 동료의 퇴직에 뭔가를 남겨주려는 아름다운 마음들이 엿보였다.
김주디<샌타애나 우체국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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