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을 온통 뒤끓게 하고 있는 최규선씨의 녹음 테입에 따르면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 직후 최씨와 나눈 대화 중 "남북관계를 개선하여 노벨평화상을 타겠다"고 하였다고 한다.
만일 이 말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민족의 숙원인 남북통일이 일개인의 노벨평화상을 위해 필요하였단 말인가. 2년 전 김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타게 되었을 때 온 국민이 얼마나 축제 속에서 함께 기뻐하고 축하를 하였던가.
그런데 이 평화상이 그가 평양을 가서 김정일을 만나는 등 소위 그의 햇볕정책을 인정받아 받은 것인 줄 알았는데 그는 이 평화상을 타기 위해서 평양을 가고 햇볕정책을 폈더란 말인가. 이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남북의 평화통일을 바라지 않을 한국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백년대계의 국가적 문제는 지혜와 인내를 가지고 추진해야만 할 것이다. 결단코 졸속으로 추진해서는 안될 것이다.
아무튼 지금까지 금강산 관광으로부터 시작하여 남북대화의 물꼬가 조금씩은 열려 이산가족 상봉이 적은 수이나 이루어지고 아직 아무런 실적은 없으나 남북 철도 등이 연결될 합의가 이루어져서 온 국민은 큰 기대 속에 남북통일의 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일이 아무리 중요하고 시급해도 우리의 자존심은 지켜야할 것 아닌가.
북측은 한 장관의 미국 방문 때의 발언을 문제삼아 이미 약속해 놓은 남북 경협을 하루 전에 취소 통고를 해 오는 정도인데 한국 정부는 과거 북측이 남측에 저지른 엄청난 죄악에 대해 한마디 사과도 요구하지 못하고 있다.
6.25 사변은 너무 오래 되어 그냥 두더라도 70년대의 청와대 피습사건, 80년대의 아웅산 테러사건, KAL기 폭파사건 등에 대해 북측은 뚝 잡아떼니 남측은 아무 소리도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남북대화는 그야말로 굴종외교요 구걸회담이지 않은가.
개인이나 국가나 일을 성사시키는 데는 때가 있는 법이다. 북한은 지금 같은 체제 하에서는 필요한 식량도 절대량이 부족하고 외부의 경제 도움 없이는 국가가 존속될 수 없는 파산의 형편이다. 남북 협력과 대화에 누가 더 아쉬운 입장인가. 북한은 아무리 남쪽에서 비료를 해마다 무상으로 갖다 바치고 식량을 대량으로 주어도 어디 고맙다는 말 한마디 있는가.
만일 이대로 두면 북한은 체제 존속을 위해 대륙간 미사일과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 무기를 더욱 개발시킬 것이 문제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남한의 문제일 뿐 아니고 미국을 위시한 국제적 문제가 되니 국제적으로 풀어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남북문제를 개인의 영광이나 임기 동안의 역사적 치적을 위해 졸속으로 이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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