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양이 좋아야, 꽃 좋고 열매 많나니…”
흙이 기름지고 좋아야 농사가 잘된다. 이런 원리가 정원 가꾸기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아무리 좋은 화초 씨라고 해도 물이 배어들지 않는 딱딱한 참흙에서는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기가 힘들다. 열매 맺는 유실수가 좋아하는 흙이 있고 꽃피는 화초가 좋아하는 흙이 따로 있다. 과학과 자연이 빚어내는 ‘용도에 맞는 흙 판매’ 산업이 거대한 신종 시장을 형성해 가고 있다.
토양에 이로운 박테리아에게 먹이는 물약이 새로 나왔다. 모래가 많은 땅이라면 랍스터나 조개, 바닷게 껍질을 갈아만든 것을 섞어야 한다.
아이스크림 제조회사인 벤 & 제리에서는 아이스크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쓰레기를 벤 & 제리 상표가 찍힌 깡통에 넣어 판매하고 있다. 이는 흙에 필요한 영양분을 주는 제품이다.
이처럼 좋은 토양을 만들기 위한 산업이 연간 8억달러의 시장을 이루고 있다.
1999~2001년에 취미로 뜰을 가꾸는 인구가 27%가 늘어나면서 정원 가꾸기 관련 산업도 함께 가파른 곡선을 이루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새로운 개념이 ‘정원 헬스케어 제품’이다.
배양토의 온도를 재는 온도계가 나왔는가 하면 흙의 PH를 측정하는 기구도 나와 있고 토양의 영양상태를 점검하는 기구도 선보이고 있다.
오개닉 비료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져 알파파에서부터 바다갈매기 배설물에 이르기까지 비료가 될만한 것은 모두가 상품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신세대의 정원 가꾸기 순서는 이렇게 변하고 있다.
뒤뜰에 씨를 뿌리고 물을 주기 전 먼저 흙 컨설턴트로 불리는 토양 의사(dirt doctor)를 부른다. 그가 흙의 성분과 영양상태, PH 등을 모두 조사한 다음 주택 소유주가 심고자 하는 화초나 과일 혹은 야채에 맞춰 흙갈이를 해준다.
14가지 영양소가 들어간 커스텀 블랜드 흙을 2,500스퀘어피트 땅에 채워주는데 드는 비용은 350달러.
이 땅에서 식물을 키워보고 만족한 소비자는 몇년 후 다른 품종을 심고자 할 때 또 토양 의사를 부르게 된다. 흙이 달러로 변하는 과정이다.
캘리포니아 코로나의 ‘어스워크 소일 어맨드먼츠’사는 토양이 수분을 보유하게 만드는 ‘클레이 크런처’라는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지난 3년간 해마다 매출이 배로 증가했다.
텍사스에서 50가지의 흙 헬스케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내이처즈 웨이 리소스’사의 올해 매출도 60%가 뛰었다.
흙만 잘 만들어도 돈이 되는 세상이고 뒤뜰에 좋은 흙을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는 이미 돈을 벌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신종 제품이 많다보니 혼돈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어떤 흙을 섞었더니 화초 밭에 원하지도 않은 토마토가 나오고 영양소 측정기는 정확하지 않은 것들도 있는 등 소비자 불만이 접수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땅이 딱딱한 참 흙이라서 수분이 배어들 여지가 없다면 여기에 생선뼈나 조개껍질 갈은 것을 섞어주면 이들의 칼슘과 철분이 흙을 매우부드럽게 해주고 틈새를 갈라줘서 수분을 보유하게 해준다는 등 기본적인 공부와 숙제를 해야 시장에서 제품을 구입하는데 돈 낭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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