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이 3번이나 바뀔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외길만을 걷고있는 하와이 한인업계의 터줏대감들이 있다. 구두/가방 수선, 이발소, 칼갈이, 만물수리 전파사, 목공소등등 이제는 본국에서 조차 그 이름을 듣기가 힘들어진 업종들을 먼 이국 땅, 하와이까지 와서 천직인양 30여년간 줄곧 한가지 일을 해온 한인들이 있다.잊혀져가는 업종을 묵묵히 해가고 있는 한인들,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들어본다.
<편집자주>
’구두, 가방 수선’이라고 쓰인 낡은 간판과 공구들이 30년 세월을 말해준다.
키아모쿠지역의 다섯 평 남짓한 공간에 각종 가방과 구두가 현기증이 날 만큼 빽빽하게 들어차 있고 한 쪽에서는 구두 밑창을 뜯어내고 다른 쪽에서는 재봉틀 소리가 부산하다.
아내가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안 해본 일이 없다는 김중배(사진.65)씨. 스왑밋에서 장사를 하다가 우연히 구두 수선을 하는 사람을 보고 무작정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못 하나 제대로 박지 못했던 김씨가 무슨 손재주가 있어서 손으로 생산하는 이 일을 했는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스스로 믿기지가 않는다고 말한다. 10년간 남의 밑에서 어깨 너머로 배운 구두수선기술, 이제는 하와이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손에 익었다고 김씨는 말한다.
’사람은 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무엇이든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김씨.
그도 역시 배운 것 없고 기술도 없는 중년의 나이에 하와이로 와서 예순을 훌쩍 넘기도록 30년 외길을 걸어오면서 구두를 수선해주는 일을 천직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지난 1998년에는, 60살이 넘은 나이에 International Correspondence School에서 총점 100점 만점에 98점으로 3년 반 만에 열쇠수리공(Lock Smith) 디플로마까지 땄다.
"늦었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더 발전해 나아가자"는 것이 김씨의 인생 철학이다.
"남들은 65세에 은퇴하지만 저는 지금 제 비즈니스의 가장 절정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환하게 웃는 그의 얼굴엔 20대 못지 않는 설레임이 남아있다. 65살의 김씨를 지금 인생에 가장 바쁜 날로 만든 건 바로 그 설레임이다.이제는 사양길로 접어든 업종에서 30년이상을 보낸 김씨는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거꾸로 젊어져가고 있다.
<김현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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