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피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의 사망 25주기를 맞은 16일, 이스라엘의 고도 예루살렘은 엘비스 열기로 차고 넘쳤다.
테러의 상처로 얼룩진 예루살렘의 거리 곳곳에는 점령군의 포고문처럼 엘비스의 초상화가 나붙었고, 레코등 방과 선물가게들은 ‘엘비스 기념품’을 사려는 젊은이들로 성시를 이루었다. 예루살렘의 법석은 엘비스가 묻힌 테네시주 그레이스랜드의 열기에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다.
이스라엘을 강타한 ‘엘비스 매니아’의 배경에는 그가 유대인의 피를 타고 태어났다는 주장이 자리잡고 있다. 엘레인 던디가 저술한 ‘엘비스와 글래디스’에 따르면, 엘비스의 외가쪽 고조모인 낸시 타켓은 유대인이었다. 낸시 타켓의 딸 마사 타켓이 엘비스의 생모 글래디스 스미스를 낳은 돌 만셀의 어머니라는 것.
유대교 전통은 모계쪽의 혈통을 따르는게 원칙이니 엘비스가 기독교인으로 성장했어도 유대교에서는 유대인으로 간주한다. 던디의 엘비스 전기는 85년 출간당시에는 별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4년전 월스트릿 저널에서 이같은 주장이 소개되면서 엘비스의 유대인 족보를 찾는 붐이 일기도 했다.
예수와 성서의 예언자들의 족적으로 가득찬 성지 예루살렘의 ‘엘비스 인’은 주유소이자 식당인 동시에 극성 엘비스 팬들이 빼먹지 않고 들르는 순례지다. 13피트 크기의 엘비스 금색 동상이 지키고 서 있는 식당 내부에는 1,000여장의 엘비스 사진과 각종 기념품이 벽과 천장에 빼곡이 붙어있다. 그 중에는 엘비스가 1972년 솔트레이크시티 공연장에서 히브리 문자가 적혀 있는 유태교 부적을 달고 있는 사진도 있다.
올해 개봉된 다큐멘터리 ‘슈멜비스’도 엘비스의 유대인 족보를 조명한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엘비스 모방자인 댄 하탈은 엘비스 의상을 차려입고 몬트리얼을 출발해 순례여정에 오른다. 그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엘비스가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소개한다. 하탈의 여행은 2000년 여름 이스라엘에서 엘비스를 위해 소나무를 심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해외에서 죽은 유대인들을 위해 이스라엘에 소나무를 심는 전통을 따른 것이다. 하탈은 당연히 ‘엘비스 인’도 방문했다. 역시 엘비스 모방자인 야코프 토비(51)는 80년대 초반 레바논 전쟁당시 군인들을 위해 엘비스 모창공연을 했는데 그의 노래를 들은 시리아의 적군 병사들까지 박수를 쳤다며 모든 사람들을 화합시키는 게 ‘엘비스 파워’라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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