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스크린은 날로 커지고 컴퓨터 스크린은 얇아지며 서라운드 사운드 스피커가 일반화되고 있지만 이들 하이텍 가전제품을 어울리게 진열하거나 올려놓을 가구가 마땅하지 않다.
가전제품은 하루가 멀다하고 초현대화 되고 있는데 반해 가구업계의 디자인은 ‘앤틱’에 머물고 있는 식이다.
한 소비자는 재고정리 세일에서 37인치 JVC 텔리비전을 400달러에 구입했다. 가격이 좋아 얼른 구입했지만 집에 와보니 기존 선반에 맞지가 않아 전기톱을 들고 선반 뒤를 뜯어냈다. 그런데도 TV 뒤쪽이 너무 튀어나와 이번에는 벽을 뚫어야 했다. 그는 “TV 구입비용보다 설치비용이 더 든다”며 투덜댔다.
요즘 텔리비전은 파도타기 때 사용하는 ‘서프 보드’만큼 커지고 있다. 최고 대형이 65인치인데 물론 가정용이다. 컴퓨터 스크린은 와플처럼 얇아지고 있으며 최근 DVD 플레이어가 처음으로 VCR 판매고를 제쳤다. 전형적인 5스피커 홈 극장 시설도 가격이 11%나 하락해서 테크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력은 높아지고 있지만 ‘베타맥스’ 붕괴 이후 별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구업계가 이를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가구업계는 소비자의 소비패턴을 문제의 근원으로 지적하고 있다.
2,000달러짜리 컴퓨터는 몇 해마다 한번씩 바꾸면서도 2,000달러짜리 식탁은 평생 쓰고 대물림할 생각까지 하는 것이 소비자라는 것이다. 실례로 2년 전 ‘레이지 보이’(La-Z-Boy) 가구점에서는 ‘e-cliner’라는 999달러짜리 가죽 소파를 소개한 적이 있다.
당시 웹TV가 뜰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 가죽소파는 오른쪽 팔걸이에는 소니 웹TV 키보드를 장착하고 오른쪽 팔걸이에는 리모트 컨트롤과 컵 받침들이 들어갈 수 있는 ‘하이텍 가구’였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웹TV와 함께 이 의자도 무시했고 결국 레이지 보이사는 거액의 디자인 비용만 날리고 지난 1월 품절 조치에 들어갔다.
아직 확실한 하이텍 가구들이 쏟아지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은 종이처럼 얇은 플라스마 TV는 벽에 걸고 65인치 대형 TV는 바닥에 놓고 주위를 화분이나 플랜트로 장식하고 랩탑 컴퓨터는 부엌 카운터 탑 위에 두는 등 당분간 ‘어중간한 혼란의 시대’를 거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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