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나라의 한 가난한 사람이 기발한 착상을 했다. 사마귀가 매미를 잡을 때는 나뭇잎으로 몸을 가리는데 그 나뭇잎으로는 어떤 몸도 숨길 수가 있다는 구절을 책에서 읽고 나서였다.
“그 나뭇잎만 구하면 나도 남의 눈에 띄지 않고 무슨 일이든 할수 있겠지”하고 가난한, 그리고 필경 게으른 그 남자는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사마귀 옆에서 기다리다가 사마귀가 매미를 덮친 후 떨어트린 나뭇잎을 얻었다.
나뭇잎을 들고 그가 향한 곳은 시장. 장터에서 그는 나뭇잎으로 몸을 가리고 자신만만하게 물건을 훔쳤다. 그러나 결과는 전혀 예상 밖이었다.
사실 여부는 모르겠지만 연녹색의 사마귀가 남의 눈을 속이기 위해 같은 색의 잎으로 몸을 가린다는 것은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사람이 나뭇잎 한 장으로 몸을 가린다는 것은 누가 봐도 불가능한 일. 이 고사에서 이엽자장(以葉自障)이라는 말이 유래했다. 잎으로 자신을 가리는 일 - 즉 다른 사람들은 훤히 다 보고 있는데 그 자신만 몸을 숨겼다고 착각하고 어리석은 짓을 하는 것을 말한다.
첨단 테크놀로지 사회가 되면서 정반대의 경로로 이엽자장이 다반사가 되고 있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고 무심코 행동하다보면 뜻밖의 망신을 당할 수가 있다. 사방에 보이지 않는 눈들이 있어서 내 집 방안이 아닌 한은 항시 누군가의 눈을 의식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 되고 말았다.
가장 보편적인 감시의 눈은 방범 카메라등 비디오 카메라. 리커 스토어, 은행, 공항등 어디를 가나 카메라가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 4.29 폭동의 도화선이 된 로드니 킹 사건도 사실 비디오 카메라가 없었으면 영원히 묻혀 버렸을 수도 있다.
요즘 인디애나의 한 20대 백인여성이 ‘가장 못된 엄마’로 만인의 지탄을 받고 있다. 샤핑 몰 주차장에서 주위에 아무도 없는 사이 4살짜리 딸에게 마구 화풀이를 했는데 그 장면이 방범 카메라에 고스란히 녹화돼 전국에 방영된 것이다.
매들린 투굿이라는 이 여성은 지난 13일 백화점에서 환불을 거절당해 화가 난데다 딸이 백화점내에서 말을 안듣고 말썽을 피운데 격분, 아이를 구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구타 정도가 웬만한 사람들은 쇼크를 받을 정도로 심각했던 게 문제. 백화점 경비실이 이를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은 아이의 신변을 걱정, 모녀를 빨리 찾을 목적으로 녹화 테이프를 방송국에 보내면서 사건이 커졌다.
인간사회의 질서를 유지시켜 주는 것은 어쩌면 ‘남의 눈’일수도 있다. 사방의 감시 카메라를 의식해서라도 과격한 행동이 자제된다면 그 또한 나쁘지 않은 일이다. <권정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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