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면 뱀이고 개구리고 마구 잡아먹는 한국인들의 식탐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러나 건강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기는 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농약과 비료를 쓰지 않은 무공해 식품 판매는 지난 10여 년 간 매년 15~20%씩 성장, 이제는 미국인의 40%가 가끔 자연 식품을 사먹고 있다.
이처럼 무공해 식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가자 이를 전문으로 하는 식료품점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으며 일반 수퍼마켓에서도 별도의 진열장을 마련해 이를 팔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연방 농무부에서 자격을 갖춘 식품에 ‘공인 자연식품’ 레이블을 붙여줄 예정이어서 그 동안 진짜인지 가짜인지 미심쩍어 구입을 망설이는 고객들도 안심하고 살 수 있게 됐다.
무공해 식품 중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과일이다. 그러나 낙농제품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먹어본 사람들에 따르면 대량 생산되는 일반 농산품보다는 신선하고 맛이 있다고 한다. 그 대신 값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일반 식품에 비해 우유는 60%, 달걀은 배나 비싸다. 그런데도 94~99년 사이 매출이 500%나 늘었다.
무공해 식품은 대부분 아직까지는 소규모로 판매 도시 인근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장거리 수송을 고려해 익기도 전에 딴 과일보다 질이 좋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고급 식당에서는 무공해 농산물을 쓰는 것이 유행처럼 돼가고 있다.
그러나 식품 구입의 가장 큰 이유인 건강에 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살충제를 쓰지 않기 때문에 해로운 화학 성분이 몸에 들어가지 않는 만큼 좋은 것은 분명하지만 반대로 살균 작용이 되지 않아 질병에 걸릴 가능성은 오히려 높다는 것이다. 농산물에 묻어 있는 미미한 화학 성분보다는 이 콜라이 등 세균 감염이 더 큰 위험이라는 것이다. 무공해 식품일지라도 잘 씻어 먹는 것이 이런 위험을 줄이는 한 방법이다.
무공해 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확증은 없지만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되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일반 농산물에는 점점 더 살충제를 많이 뿌리는 것은 추세다. 40년 전에 비해 살충제 사용이 3배가 늘었다. 해충들도 면역이 생겨 이제는 웬만큼 강도가 높지 않으면 잘 죽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몇몇 종자는 살충제에 너무 적응을 잘해 뿌리지 않으면 살지 못하는 경우까지 있다. 살충제에 중독돼 죽는 새만 미국에서 연 6,700만 마리에 달한다.
꼭 건강뿐만 아니라 맛과 환경 보호라는 이유에서라도 무공해 식품의 인기는 당분간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
<민경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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