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신문사의 독자부 직원들은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독자들의 문의·항의 전화가 밀려들어 안타깝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문의 혹은 항의의 내용은 “우먼센스를 아직 못 받았는데 무슨 일이냐?”는 것. 매달 마지막주, 혹은 늦어도 초순에는 배달되던 월간잡지 우먼센스가 감감 무소식이니 독자들로서는 의아할 수밖에 없다. 직접 신문사로 잡지를 찾으러 온 독자들은 헛걸음만 하고 돌아갔다.
“독자들에게 참 죄송한데, 그렇다고 잡지를 언제까지 보내드리겠다는 약속도 못하니 더 답답하다”고 독자부 직원들은 말한다. 서부지역 항만폐쇄로 잡지들이 항구의 컨테이너 안에서 잠을 자고 있으니 현재로서는 어떤 약속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미국 해외교역의 절반을 담당하는 29개 서부항만이 폐쇄되면서 그 파장이 사방으로 미치고 있다. 업무가 완전마비된 해운·운송·통관대행 업체에서부터 수출입업체, 수입품 의존도가 높은 잡화·식품업체, 그리고 항만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화원에 이르기까지 줄줄이 영향을 받고 있다. LA 한인타운 올림픽가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김혜욱씨의 말.
“꽃은 배가 아니라 비행기로 들어오기 때문에 항만폐쇄 사태와는 상관이 없어요. 그런데도 영향이 느껴져요. 휴가철 지나고 선선한 가을바람 불면 꽃 주문이 늘어나는 법인데 올해는 주춤해요. 다른 업종들 경기가 가라앉으니 그 여파인 것 같아요”
한국 전통주류업체인 국순당 LA지사의 경우 항만폐쇄 하루하루가 여삼추이다. 한국의 본사로부터 한달에 2번 배로 물건을 공급받아 각 지역으로 보급하는데 지난달 말이후 공급이 끊겼으니 속이 탄다. 부시 행정부가 ‘강제 개입’을 선언, 조만간 항만조업이 재개될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간 쌓인 물량이 엄청나고 보면 그 하역작업이 또 얼마나 걸릴 지 알수가 없는 노릇이다. “며칠 더 기다려도 진전이 없으면 물건을 멕시코나 캐나다로 옮겨서 그곳에서 트럭으로 싣고 오든지 무슨 수를 써야 겠다”고 국순당측은 말한다.
한국, 중국등 아시아 지역으로부터 원단 공급을 기다리고 있는 LA 다운타운 의류업계도 발을 동동 구르기는 마찬가지. 그러잖아도 경기가 안좋은데 항만폐쇄 사태까지 겹치니 “자바시장이 전혀 요동을 안한다”고 한 업주는 말한다.
“9월에 고전을 해서 10월에 기대를 걸었는데 이런 일이 터졌어요. 게다가 자꾸 전쟁 이야기만 나오니 옷 구매심리가 얼어붙은 것같아요”
경기회복 전망은 안보이고, 전쟁은 곧 터질 것이라고 하고, 이래저래 심란한 가을이다. 조지 부시 전대통령이 90년대 초 들었던 말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는 현 부시대통령도 귀기울여야 할 말이다. <권정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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