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 4만6,667달러, 컨설팅 5만139달러, 자동차 5만250달러, 제조업 5만284달러, 주물 디자인 5만5,000달러, 컴퓨터 5만8,750달러, 군대 6만1,071달러, 항공 6만5,833달러, 통신분야 6만6,250달러. 인터넷 매거진 ‘Pro/E’가 조사한 2002년 2월 현재 미국 내 직종별 평균 연봉, 열심히 일하는 중산층의 연봉이다.
눈 높이를 상향조정하면 경영진에 속한 고액 그룹이 띈다. 재무분석 12만7,504달러, 감사관 15만1,861달러, 상업용 부동산 16만7,797달러, 연구 및 개발 19만9,084달러, 마케팅 및 판매 20만3,708달러, 모기지 20만9,901달러. ‘핫 잡스’(Hotjobs.com)가 이 달에 집계한, 전문성을 살려 회사에서 인정받는 상류층의 연봉이다.

특히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에는 입이 벌어진다. 식품업 61만6,324달러, 은행 81만734달러, 제조업 84만2,500달러, 백화점 91만3,937달러. ‘페이 스케일’(PayScale)이 집계한 2002년 CEO의 평균연봉이다. 물론 CEO 중에서는 수백만달러를 받고 스탁옵션 등을 합쳐 연 수익이 1,000만달러를 넘는 경우도 있다. 일반 봉급자의 연봉과 천양지차라는 지적도 있지만 CEO는 탁월한 역량을 과시한다.
특급 운동선수들의 연봉은 이보다 한 단계 위다. 프로농구 LA 레이커스의 샤킬 오닐은 2,950만달러,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은 97~98시즌에 3,300만달러를 벌었다. 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의 유격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1년에 2,520만달러를 받는다. 연봉으로 따지면 오닐과 조던의 기록에 뒤지지만 10년간 계약을 체결했으므로 총액으로는 으뜸이다. 타고난 재능도 있지만 이들의 연봉엔 쉼 없이 흘린 땀이 배어 있다.
그래도 이들의 연봉은 약과다. 폐암으로 3개월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LA의 베티 블록이란 여성이 필립모리스사가 흡연 폐해에 대해 제대로 경고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해 LA 수피리어 법원에서 280억달러 보상평결을 얻어냈다. 이 여성은 17세부터 암 진단을 받은 64세까지 47년 동안 끽연했으므로 보상금을 흡연 연수로 나누면 매년 약 6억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필립모리스사가 항소절차를 밟음에 따라 이 여성이 보상금을 반드시 받는 것이 아니고, 또 그렇게 돼서도 안되겠지만, 혹 이 여성의 뜻대로 되면 개인 흡연자가 받는 최고액수가 된다. 남들처럼 돈벌려고 힘쓰지도 않고 그저 담배를 즐기고서 말이다. 만에 하나 흡연을 ‘횡재의 첩경’으로 여기며 덤벼드는 사람들이 생길까 염려된다.
박봉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