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본성은 착하지만 악해지는 이유는 이 착한 본성을 잃기 때문이다” 맹자의 성선설의 요체이다. 측은히 여기는 마음,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 양보하는 마음,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이 바로 인간이 선하게 태어난다는 증거란다. 하지만 나쁜 환경에 처하면 물욕이 생기고 착한 마음이 상처 입는다고 한다. 그러니 이 착한 본성에 상처주지 말고 잘 보듬는 게 인간이 태어나서 할 일이다.
서양에도 성선설의 메아리가 울린다. 프랑스의 루소는 “자연이 만든 모든 것은 선하지만 인간의 손을 거치면서 악해진다”고 했다. 선한 인간의 본성이 사회에 의해 타락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했는지 모른다.
한쪽에선 본성인 ‘자연’으로 돌아가라 하지만, 다른 쪽에선 ‘자연’으로부터 탈출해야 한다고 한다. “인간의 성품은 본래 악한 것이며 선한 것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중국 혼란기인 전국시대 말기의 학자인 순자의 성악설의 핵심이다. 선은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오는 게 아니라 후천적으로 체득되는 것이란다.
인간은 욕망 덩어리이므로 이를 방치하다간 결국 세상이 망할 것이란 경고를 던진다. 그러니 본성인 악을 제거하고 다스리는 노력이 절대절명의 과제가 된다. 성악설은 정치권력에 의한 일방적 지배를 정당화한 한비자 등 법가의 이론적 지주가 됐다. ‘군주론’으로 유명한 영국의 홉스도 자연상태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으로 정의하며 성악설에 힘을 실어주었다.
하지만 성선설이나 성악설 모두 그대로 덥석 받아들이기엔 석연치 않다. 성선설은 왠지 너무 느슨한 기분이 들게 하고 성악설은 지나치게 음산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느낌이다. 여기에 성선설과 성악설의 틈새를 노린 듯한 소위 ‘성무선악설’이 있다. 본성이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는 이론이다. “인간의 마음은 백지와 같다”는 존 로크가 대표주자다. 하기에 따라서 선해질 수도 악해질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그런데 이 대열에 자랑스런 한인이 들어 있다.
해마다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교사에게 주어지는 ‘밀켄 전국 교육자상’ 수상자인 웰비 웨이 초등교 여교사 제니퍼 유씨. 장애아 여름캠프 등에서 헌신적인 봉사를 해 온 유씨의 ‘성무선악’ 교육관은 “어린이들은 하얀 캔버스 같지요”라고 한 수상소감에서 또렷이 드러났다.
하기에 따라 하얀 캔버스가 얼마든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될 수 있다고 하니 학부모, 교사, 학생 모두 하루하루가 설렘으로 가득할 것이다. 유씨처럼 ‘판박이 교육’ 대신 ‘창조적 교육’을 하는 한인 교사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박봉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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