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란 무엇인가-. 올바른 다스림이다. 공자님 말씀이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말 그대로 ‘공자님 말씀’이어서 그런지 현실감이 없어 보인다.
정치란 무엇인가-. 그래서 다시 한번 물어본다. 정치란 다름 아닌 돈놀음이다. 가장 정확한 대답 같다.
천문학적 수치의 돈이 정치권에 부어진다. 그도 모자라 그 액수는 선거를 치를 때 마다 늘어난다. 선거가 날로 고비용의 정치행사가 되고 있어 하는 말이다.
올 선거의 경우를 보자. 올 1월1일부터 10월16일 현재 까지 민주·공화 양당에 부어진 하드 머니만 4억1,600여만달러다. 지난번 중간선거에 비해 무려 43%가 증가한 액수다.
후보 개인에 대한 정치 기부금인 하드 머니만 그렇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정당별 정치헌금인 소프트 머니까지 합치면 더 엄청나다. 그러므로 올 선거에 쏟아진 돈은 중간 선거사상 최고액을 돌파한지 이미 오래다.
디플레시대에 왜 정치비용만 유달리 이처럼 고인플레 현상을 보이고 있을까. 그 해설이 구구하다. TV시대의 특징이다. TV정치 광고가 워낙 돈이 많이드니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탈냉전시대의 현상이다. 옛날과 달리 유권자를 확실히 잡아당길 선거 이슈가 없으므로 이미지 세일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고비용 선거가 되게 마련이라는 이야기다.
올해의 경우는 한가지 이유가 더 첨가된다. 하도 박빙의 접전이므로 상대 후보를 깍아내리는 네거티브 캠페인을 펼칠 수밖에 없다. 그러자니 TV광고에 더 돈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선거를 둘러싼 온갖 잡음은 그렇지만 일단 투표와 함께 일시에 가라앉는 게 미국의 정치풍토다. 선거결과에 군소리 없이 승복하는 전통 탓이다.
올해는 이 전통이 지켜질지 알 수 없다는 우려다. 투표가 시비와 판정의 끝이 아닌 시작일 가능성이 커서다. 말하자면 지난 대선시 플로리다주 재개표 사태 축소판 같은 해프닝이 동시다발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런 사태에 대비해 민주당은 1만여명의 변호사 군단을 대기시켜 놓고 있다. 공화당도 이에 질세라 법정 소송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기서 다시 한번 퀴즈를 풀어보자. 민주정치란 무엇인가-. ‘국민의, 국민에 의해, 국민을 위한 정치다’-. 글세, 맞는 것 같기는 한데….
그 보다는 이런게 아닐까. ‘…돈에 의해, 변호사들을 위한… 정치다’-. 중간 선거 결과를 지켜보자.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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