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의 할머니
그 푸근한 사랑 담아”
15일 개봉되는 자신의 작품 ‘집으로’(The Way Home) 홍보차 LA에 온 이정향 감독을 만났다. 영화처럼 소박한 모습에 말도 차분히 하는데 힘이 있었다. 똘똘한 인상.
-자기 작품이 미 메이저인 패라마운트에 의해 수입돼 개봉되는 것에 대한 느낌은.
▲내 영화를 많은 사람들이 보게 돼 행복하다. 특히 우리 교포가 많은 LA와 뉴욕서 상영된다는 것이 기쁘다. 온 가족용이니 많이들 찾아가 봐 주길 바란다.
-이 영화가 한국서 빅 히트 한 원인은.
▲각본을 쓸 때부터 저예산 영화니 적자는 안보리라 생각했다. 잘 만들면 이런 영화를 응원할 사람들이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413만명이 봤으니 기대 이상이다.
개봉 전 한달간 기자와 일반인들을 위해 무료 시사회를 열고 입 선전을 노린 것도 주효했다고 본다. 또 가족용 영화가 어버이날과 어린이날이 있고 날씨도 화창한 4·5월에 상영된 것도 관객이 몰린 이유가 되겠다. 물론 운도 따랐다.
-영화 소재는 어디서 얻었는가.
▲2년 전 사망하신 할머니에 대한 뒤늦은 보답이다. 할머니는 어릴 때 날 키우다시피 하셨는데 생전 그 사랑에 보답 못한 내 미안한 심정을 영화를 통해 표현하고 팠다.
영화를 많은 사람들이 본 것도 그들도 모두 나 같은 할머니를 가졌었거나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손자에서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모든 관객은 자신들의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영화를 봤다고 생각한다.
-주인공 할머니역의 김을분씨에게 연기지도를 했는가.
▲할머니가 글을 못 읽어 옆에서 설명하는 식이었다. 각본의 전체를 알려드리는 대신 매일 분의 내용만 알려드리고 대화를 나누며 리허설을 했다.
그런데 할머니가 기억력이 뛰어나고 지혜로우신 데다 마음이 넓고 자비로워 큰 감동을 받았다. 타고난 연기재능이 있으신 분이다.
-아이들을 잘 다루는 이란 영화의 분위기를 느꼈는데.
▲키아로스타미의 영화를 좋아한다. 그의 영화는 순수하고 편안하다. 나는 그의 영화를 보면서 저렇게 간단해도 재미있게 만들 수 있구나 하고 감탄했다. 특히 ‘친구 집은 어디지’는 정말 감동적 작품이다.
-한국 영화의 현황은.
▲한국 영화는 내가 운 좋게 데뷔한 7년 전부터 양질화했다. 점점 관객이 영화를 오락용이라기보다 진지한 예술작품으로 받아들이면서 만드는 사람들도 정성을 더 쏟게 됐다.
나라의 힘이 커지면서 영화도 질적 양적으로 성장했고 해외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 지금 우리 영화계는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다음 작품은.
▲생면부지의 사람이 만나 갈등하고 이해하면서 좋아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는 얘기를 만들겠다. 저예산이나 큰 여운을 남기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이정향은 서강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4기 영화 아카데미를 졸업했다. 1998년 ‘미술관 옆 동물원’으로 데뷔했고 ‘집으로’는 그의 두번째 영화다.
15일 LA-OC 동시개봉
첫 주말 많은 관람바라
다음은 ‘집으로’의 홍보회사인 mPRm의 부사장 로라 김이 한인 팬들에게 당부하는 글이다.
매주마다 수많은 영화가 개봉되는데 흥행이 좋아야만 극장에서 오래 상영된다. ‘집으로’ 경우에도 개봉 첫 주말 관객들이 안 오면 곧 간판을 내리게 된다. 극장측은 흥행 성적이 안 좋을 경우에 대비 이미 다음 주말 상영할 다른 영화를 잡아 놓았다. ‘집으로’는 미 메이저가 수입한 첫 한국영화인만큼 더욱 성공해야 하고 또 그래야만 앞으로 다른 메이저들도 한국영화를 배급하려 할 것이다.
‘집으로’(평은 15일자 ‘위크엔드’판)는 15일 뮤직홀(9036 윌셔)과 오렌지카운티 에드워즈 유니버시티(4245 Campus Dr.)에서 개봉되고 22일에는 패사디나의 플레이하우스(673 E. Colorado Blvd.)서 개봉된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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