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날 무렵 65%의 지지율을 받고 있었다. 미국민의 호감도가 가장 높았던 아이젠하워와 레이건을 웃도는 지지도였다.
아이젠하워는 퇴임시 59%, 레이건은 63%를 보였다. 또 암살범의 흉탄에 쓰러져 동정표를 많이 받은 존 F 케네디 지지율도 59%였다.
이로 보면 퇴임시 클린턴 지지율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반면 퇴임시 지지율이 형편 없던 대통령은 투루먼이다. 1953년 백악관을 떠날 때 지지율은 불과 32%였다.
그러면 대통령 퇴임시 지지율이 역사적 평가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가. 반드시 그런건 아닌 모양이다. 재직시 인기와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퍽 달라서 하는 이야기다.
아직은 시기상조의 감이 있지만 클린턴의 경우 역사적 평가는 신통치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테러 사태가 발생하고 제2의 이라크전이 임박하면서 벌써부터 그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늘날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은 지난 90년대, 그러니까 클린턴 시대에 이미 잉태됐다는 진단이 나와서다. 또 클린턴 하면 경제발전 보다는 ‘스캔들과 탄핵’이 연상돼 역사적 평가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는 것.
트루먼은 정반대의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전쟁의 여파로 비참하게 백악관을 떠났지만 반세기가 훨씬 지난 요즘 그에 대한 평가는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련의 팽창에 단호히 맞선 트루먼 독트린이 새로 평가를 받고 있다. 마샬 플랜도 그렇다. 한마디로 비전과 소신의 대통령이었다는 평가다. 그에 대한 지지율은 요즘들어 근 70%선을 육박한다.
더 거슬러 올라가자. 대통령 취임 때 가장 국민적 여망이 낮았던 대통령은 링컨이었다. 한 마디로 대통령감으로서 그 자격조차 의심받았던 링컨이었다.
링컨은 그러나 오는 날 워싱턴 대통령과 함께 항상 최고의 대통령으로 꼽힌다. 남북전쟁이라는 국난을 맞아 위대한 지도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대중(DJ) 시대가 끝났다. 노무현 대통령이 들어섰다. 청와대를 떠난 DJ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역사적 평가다. 이제 역사를 새로 써나가는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이다.
새 대통령은 그러면 앞으로 5년간 어떤 역사를 써갈 것인가. 아무쪼록 희망의 새 역사가 그려지기를 기대한다.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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