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빈한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수성가한 대표적 여성의 하나다. 연예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케이블, 인터넷, 잡지 등에서도 뛰어난 사업 수완을 보여 1995년 처음 포브스 500대 부호 리스트에 올랐으며 현 재산은 1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오프라는 ‘오프라 북클럽’을 만들어 자기 토크쇼에서 신간 화제작을 소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작가들 사이에서는 이 클럽 선정 도서로 꼽히는 것을 퓰리처 상 타는 것만큼이나 영광으로 여기고 있다. 여기 올라가기만 하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따 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 클럽이 생긴 첫 해인 1996년 소개된 46권 모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최근 이 북클럽에서 재미 한인 이혜리씨가 쓴 ‘해가 없는 곳에서’(In the Absence of Sun)가 소개됐다. 이씨는 1997년 고령의 할머니와 함께 북한에서 일가족을 탈출시켜 유명해진 인물. 3대에 걸친 극적 탈출기를 그린 이 작품이 오프라를 통해 미국 가정에 소개되자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의 판매 서열이 2만 5,000등에서 120등으로 뛰어 올랐다.
북한 주민과 탈북자의 참상을 그린 이 책이 머지 않아 영화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중국 이민자의 애환을 담은 화제작 ‘조이 럭 클럽’의 프로듀서인 재닛 양은 “현재 영화 대본을 만들고 있으며 끝나는 대로 영화 제작사와 교섭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ABC와 NBC, CNN 등 미 주요 방송이 탈북자와 북한 주민들의 참담한 현실에 대한 보도를 잇달아 내보내고 있는 것과 때맞춰 할리웃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탈북자와 북한 주민에 대한 관심은 미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체코 의회는 이번 주 탈북자들을 초청, 증언을 듣고 이들의 인권 보장을 촉구했다. 유럽연합(EU)도 오는 17일부터 6주간 일정으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되는 제59차 유엔 인권위원회에 북한 인권상황의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상정할 방침이다.
온 세계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규탄하고 탈북자에 대한 인도적 처우를 호소하는데 ‘꿀 먹은 벙어리’를 부끄럽게 할 침묵을 고집하는 곳이 있다. 같은 피를 나눈 한국의 국회와 청와대이다. 정치인들의 무관심보다 희한한 것은 입만 열면 인권과 양심과 민족을 떠벌이는 소위 ‘진보적 인사’들의 침묵이다. 인류 사상 최악의 인권 침해와 양심 짓밟기가 동족에게 자행되고 있는 데 일언반구도 뻥긋 하는 이가 없다.
악을 번성하게 하기는 쉽다. 양심 있는 사람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난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는데 왜 아우슈비츠에 끌려 왔는지 모르겠다”는 동료 유태인에게 “바로 그랬기 때문에 끌려 온 거야”라고 말했다는 동료 수감자의 이야기를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민경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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