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A의 꿈은 깨졌고 USC의 희망은 살아남았다.
전날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벌어진 대학농구 팩-10 컨퍼런스 토너먼트 1회전에서 전국랭킹 1위 애리조나를 상대로 기적같은 승리를 끌어내며 실낱같은 포스트시즌 희망을 이어갔던 UCLA가 15일 벌어진 4강전에서 후반 13점차 리드를 날려버리고 오리건에 74-75로 역전패, 탈락했다.
이로써 시즌을 10승19패로 마감한 UCLA는 55년만에 처음으로 승률 5할미만으로 추락한 채 시즌을 마쳤고 14연속 NCAA 토너먼트 진출행진에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 또한 시즌 내내 해임설에 시달려온 스티브 라빈 감독의 UCLA 커리어도 이날 패배로 막을 내리게 됐다. 한편 이어 벌어진 2번째 준결승에서 USC는 캘리포니아를 79-62로 완파하고 결승에 진출, 15일 오리건과 격돌하며 여기서 승리하면 대망의 NCAA 토너먼트 티켓을 거머쥘 수 있게 됐다.
USC, 캘리포니아 대파 결승 진출
UCLA, 오리건에 1점차 쓰라린 패배
끝내 기적은 없었다. 하지만 아쉬웠다. 어차피 가능성 없는 꿈이었다고 돌리려해도 손안에 다 들어왔던 승리를 날려버렸기에 가슴의 쓰라림은 어쩔 수 없었다. 2번만 더 이겼다면 기적처럼 NCAA 토너먼트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으나 UCLA는 기적이 일어나려는 순간 얼어붙고 말았다.
15일 벌어진 오리건(22승9패)과의 팩-10 준결승에서 UCLA는 전날 후반 15점차 열세를 극복하고 랭킹 1위 애리조나를 꺾은 여세를 몰아 시작부터 활기찬 플레이를 펼치며 경기를 주도해나갔다. 후반 중반 한때 13점차까지 앞서간 UCLA는 종료 3분12초를 남기고 73-62로 리드, 승리를 굳히는 듯 했다.
하지만 끈질긴 오리건은 이때부터 반격을 시작했고 UCLA 선수들은 다가온 승리에 취한 듯 굳어지고 말았다. 오리건이 연속 10점을 뽑아내며 73-72, 1점차로 쫓아오는 사이 무득점에 그치던 UCLA는 종료 40초전 얻은 자유투 2개중 1개를 성공시켜 74-72로 불안한 리드를 유지했으나 끝내 승리의 여신은 UCLA를 외면했다. 오리건이 종료 17초를 남기고 루크 잭슨이 역전 3점슛을 성공시켜 75-74로 뒤집기에 성공했고 UCLA는 마지막 공격에서 레이 영의 슛이 림에 맞고 튀어나오면서 시즌이 막을 내렸다. UCLA는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라빈 감독의 해임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작부터 끝까지 USC의 완승이었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캘리포니아를 10-2로 압도하며 앞으로 뛰쳐나간 USC는 끝까지 뒤를 돌아보지 않고 피니시라인을 향해 치달렸다. 승리의 원동력은 USC 헨리 비비 감독이 비장의 카드로 꺼낸 숨막히는 압박수비. USC는 이날 단신의 캘리포니아를 초반부터 타이트하게 압박해 무려 22개의 턴오버를 이끌어내며 경기를 압도했다. 전반을 39-27, 12점차로 앞선채 마친 USC는 후반 들어서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경기종반 한때 리드를 22점차(67-45)로 벌리며 여유있게 순항한 끝에 17점차의 낙승을 거뒀다.
데즈먼 파머는 23득점을 뽑아내며 USC 공격을 이끌었고 제리 듀프리가 12점과 6리바운드를 잡아내며 뒤를 받쳤다.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13승16패를 기록한 USC는 15일 결승에서 오리건을 꺾을 경우 5할미만의 승률에도 불구하고 팩-10 챔피언 자격으로 NCAA 토너먼트 자동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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