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강경파 체제 더 공고
▶ 원유 수출량 유지·가격 상승
▶ 통행료로 해운·물류 장악 ↑
▶ 40년 구축 ‘저항경제’도 한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피살된 후 실권을 장악한 이란 군부가 호르무즈해협 봉쇄 조치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란의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과 달리 군부 강경파가 전쟁을 계기로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이란의 국가 경제는 크게 후퇴하고 이란 국민들은 인터넷마저 끊기는 등 전 세계에서 고립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원유 수출은 호르무즈해협 봉쇄에도 크게 지장을 받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란은 현재 하루 150만 배럴에서 최대 18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에 전했다.
석유제품까지 포함하면 수출량은 일일 240만~280만 배럴에 달한다. 이 관계자는 “(호르무즈해협이 막힌 후에도) 지난해 평균 원유 수출량과 최소한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라며 “판매 가격은 전보다 더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이란 측도 반관영 타스님통신을 통해 원유 수출량이 최근 하루 약 150만 배럴로 평상시보다 50% 증가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에너지 동맥’ 호르무즈해협을 막은 이란이 자신들은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의미다. 해양 정보 업체 탱커트래커스는 이란의 주력 수출 유종인 ‘이란 라이트’ 가격을 근거로 이란이 하루에 평균 약 1억3,9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전인 올 2월 평균 1억1,500만 달러보다 오히려 더 늘어난 것이다.
원유 수익의 대부분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로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지배층이 각자가 판매할 수 있는 원유량을 할당받는 구조이며 지배층의 상당수가 IRGC에 속해 있거나 연관이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특히IRGC 관련자들이 전쟁 이후 이란의 원유 수출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IRGC는 전쟁을 계기로 해운과 물류 분야에 대한 장악력도 넓혔다.
이란이 예고한 호르무즈해협 통행료까지 현실화하면 IRGC 등 지배층이 얻을 부의 규모는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선박 1척당 최대 200만 달러를 징수해 연간 1,000억 달러의 통행료를 받는 법안이 이란 의회에 상정돼 있다. 이 같은 시도는 국제법이 인정하는 선박 통항권을 해친다는 국제사회의 강한 비판에 직면해 있다.
국가 경제가 아닌 정권에 집중된 수익 구조는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이 미국·이스라엘의 파상 공세를 버틸 수 있는 배경에는 지난 40여 년간 구축해온 ‘저항 경제’ 모델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거듭되는 공습에도 기본적인 은행 시스템은 여전히 작동되고 있으며 환율시장이 사실상 정지됐지만 식료품 가격 역시 크게 뛰지 않았다.
그러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경제 전반의 부담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철강 등 이란의 산업 시설로 타격 범위를 확대하면서다. 특히 철강은 연간 약 70억 달러 규모의 주요 수출 품목으로 생산 차질은 외화 수입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인근 걸프 지역 국가들과의 긴장 고조로 물류 경로까지 흔들리면서 경제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싱크탱크 보스앤바자르재단의 에스판디아르 바트망헬리지는 “발전소 등 인프라까지 공격이 확대될 경우 경제 충격은 훨씬 빠르고 깊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란 출신 경제학자인 자바드 살레히이스파하니 버지니아텍 교수는 “정권이 전쟁을 버텨내더라도 경제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 정도의 파괴는 최소 10년 이상의 후퇴를 의미한다”고 짚었다.
그러는 사이 이란 국민이 입는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란 전쟁으로 25일까지 최소 3,000명이 사망하고 40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공습으로 부서진 이란 민간 건물은 최소 8만1,000채에 달한다. 인터넷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이란 내 인터넷 접속률은 1%에 불과하다. 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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