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라크 전쟁 발발과 함께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불안감은 전쟁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면서 그 농도가 짙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그 불안감은 개개인의 심리에, 또 생활 전반에 스며들고 있다. 경제적 불안감 가중이, 테러공포 만연이 그 현상이다. LA시를 비롯해 카운티, 주 등 각급 정부당국은 일제히 비상계획 재점검에 나섰다.
만일에 있을 수 있는 사태에 대비한 것이고 또 테러공포를 완화시키려는 노력이다.
불안감은 또 다른 형태로도 나타나고 있다. 증오감 만연이다. 불안감은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밖으로 표출된다. 증오감으로 변질돼 표출되는 것이다. 회교도 미군병사가 동료 병사들에게 수류탄을 던졌다. 미군의 시체가 TV를 통해 방영된다. 포로가 된 미군 병사의 겁먹은 모습이 클로즈업된다. 비탄에 젖은 전사자 유가족 기사가 신문을 장식한다.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인들이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 사회의 반이민 정서는 높다. 이는 9.11 테러사태 이후 두드러져온 현상이다. 전쟁이 장기화되고 전쟁의 참혹한 장면들이 TV를 통해 여과없이 방영되면서 반이민 정서는 자칫 증오범죄로 번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 아랍계 미국인, 회교도 미국인을 타겟으로 한 증오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남가주 일원에서 아랍계를 타겟으로한 증오범죄는 지난 2000년 불과 3건에 불과 했었다. 9.11사태를 겪으면서 크게 증가, 2001년에는 73건으로 집계됐다. 최근들어 아랍계에 대한 증오 범죄는 더욱 빈발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한 18세 아랍계 소년이 30여명에게 뭍매를 맞은 사건이다. 또 아랍계 여인 3명이 식당에 갔다가 사소한 말다툼 끝에 공격을 당하는 등 증오 범죄는 끊일새가 없다.
특정 그룹을 타겟으로 한 증오 범죄를 먼산의 불 보듯 해서는 안된다. 한국계라고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라크 다음에는 북한’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또 계속되는 한국내에서의 반미시위, 그리고 주한미군 폭행사건 등이 보도되면서 미국 사회가 한국을 바라보는 눈은 예전같지 않다. 한국을 보는 눈이 곱지 않은 것이다. 한국계 미국인은 이런 상황에서 자칫 속죄양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LA시 당국은 증오범죄를 뿌리뽑기 위해 수사력을 대폭 강화하고 엄중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증오범죄 예방을 위해 이슬람 커뮤니티를 비롯해 각 이민 그룹간의 대화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등 다각적 노력을 펴고 있다. 주류 사회의 이런 분위기를 잘 읽고 함께 대처해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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