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고수청(山高水淸)한 고장 해주 인근 유정리란 곳에서 대지주였던 이진사댁 막내딸로 태어났던 이현애 할머니가 오는 5월31일 미국땅에서 100세 생일을 맞는다.
어려서부터 독실한 신앙생활을 했던 이 할머니는 서울 유학(배화고녀 졸업)을 다녀온 인텔리였지만 당시 상황은 이 할머니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결혼 5년만에 청상과부가 됐고 1940년에는 신사참배를 거부했다는 죄목으로 일제에 의해 6개월간 투옥되기도 했다.
해방후 선교 센터를 지키다가 소련군과 공산군에 의해 선교부에서 추방을 당하기도 했다.
공산당이 싫어 월남해 켈로부대와 공군 특무대원으로 활약했던 장남인 장재덕 목사(74세, 산호세 섬기는 장로교회 원로)의 도움으로 6.25전쟁이 끝나가는 53년 고향을 떠나 월남한 할머니는 82년 도미하기까지 서울과 인근에서 교회 개척과 전도사로 일생을 살아왔다.
어릴 때부터 접한 미 선교사의 교육으로 영어를 할 수 있는 능력과 고등교육 그리고 재능은 이 할머니를 ‘전도의 왕’으로 올려세우기도 했다고.
이 할머니의 장남 장재덕 목사도 어머니 못지 않은 많은 고난과 경험을 쌓았던 추억을 갖고 있다.
용강무쌍한 켈로부대원으로 인민군과 싸웠던 그는 6.25 전쟁중 인민군 포로로 잡혔다가 한 인민군의 도움으로 탈출했다.당시 도움을 줬던 인민군은 총탄에 의해 숨졌고 장 목사는 이 일을 계기로 목회 활동을 결심하게 됐다.
어머니와 누님인 장일숙씨를 모시고 도미한 장재덕 목사는 지금까지 20여년간 산호세 지역에서 목회 활동을 계속해오고 있다.
오는 31일 가주부페에서 열리는 이현애 할머니 100세 수연에는 모두 4대에 걸친 대가족이 참가하게 된다. 여전히 맑은 정신과 눈이 있기에 매일 새벽기도와 성경 읽기로 소일하고 있는 이 할머니는 31일 대가족이 모이는 자신의 수연을 앞두고 즐거움을 감추지 못한다.
허리가 아파 지팡이를 짚고 걸음을 걷지만 건강은 좋은 편. 지난 98년에는 장이 꼬여 수술을 받기도 했지만 완치되는 건강도 과시했지만 여전히 가족에 대한 향수는 아직도 남아 있다.
무려 고손자까지 4대에 걸친 가족들이 차려주는 100세 수연을 맞이하는 이현애 할머니.이 할머니는 아들인 장재덕 목사에게 이렇게 말한다.
"자다가 일어나니 하늘나라네" 앞으로 남은 것은 편안한 죽음뿐이란다.
<홍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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