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영화 가상세계 혼동…미 모방범죄 몸살
최근 2편이 개봉된 화제의 영화 ‘매트릭스’가 살인 조장 혐의를 받고 있다.
1999년 1편이 나왔을 때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킨 이 SF영화는 인간 사회가 사실은 매트릭스라는 거대한 기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꿈과 같은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문제는 현실과 가상을 너무도 교묘히 섞어놓은 탓에 일부 광적인 영화팬들이 현실과 영화를 혼동하고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9일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올 2월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한 청년(19)이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키애누 리브스)의 검은색 가죽코트 복장을 하고 영화 소품과 비슷한 총으로 부모를 쏴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태연히 “나는 매트릭스 안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 오하이오주에서는 한 여성(37)이 집 주인을 살해하고 “꿈 속에서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하는 사건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검찰측은 “영화가 피고의 인식을 왜곡시켜 범행에 일부 역할을 했다”고 인정했으며 그녀는 정신착란을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00년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매트릭스에 영향을 받은 살인사건이 발생했으며 지난해 워싱턴 일대를 공포에 떨게 한 연쇄 스나이퍼(저격수) 살인범 리 말보(18)는 교도소에서 “너 자신을 매트릭스에서 구출하라”는 메모를 적기도 했다.
이에 대해 매트릭스 제작자인 조엘 실버는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매트릭스를 본 사람은 1,500만 명이나 된다”며 “영화와 범죄가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진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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