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한인사회 뿌리내린다”
소연방 붕괴이후 이방인 신세
제3탈출 LA정착 3중문화 오가
200~300여명, 절반이 불체자
한국 근대사의 비운의 주인공들인 고려인(카레이스키)들이 서서히 LA한인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1937년 스탈린의 명령으로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를 당했던 20만 선조들의 후손인 이들중 현재 LA로 진출한 고려인은 대략 200-300여명으로 대부분 러시아 이주 2-3세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고려인들의 미국진출이 늘고 있는 것은 소련붕괴 이후 각 지역에서 민족주의가 팽배해지면서 그동안 공용어로 사용하던 러시아어 대신 민족어를 국가어로 채택돼 사실상 이방인으로 분류되기 시작했고 여기에 갈수록 악화되는 경제사정이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실제로 타시겐트에서 교수 또는 의사의 한달 급여는 고작 20-30여달러로 실생활비 200여달러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조선족과 달리 대부분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이들은 교회 등을 중심으로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고 있으며 한인사회와의 연결보다는 직접적인 주류사회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LA에 진출한 고려인들의 가장 현안은 신분문제로 전체의 절반 정도가 합법적인 신분을 확보하지 못해 밑바닥 생활을 하고 있다. 그나마 미 정부가 탈북자들에 비해 구 소련연방 출신 고려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쉽게 망명을 허가해 주고 있지만 역시 벽이 높기는 큰 차이가 없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지난 2일 망명이 허가된 로타 김(45·여)씨는 “내 아버지는 변호사, 나도 교육학 박사학위를 가진 우즈베키스탄의 상류층이었지만 소련연방 붕괴 이후 닥쳐 온 변화의 물결과 심각한 경기침체 때문에 새로운 이주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려인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가페 선교교회의 허귀안 목사는 “크게 두 부류의 고려인들이 살고 있다”며 “러시아어 중심의 사회가 형성된 샌타모니카 또는 밸리 지역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살고 있는 경우와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목사는 또 “구 소련문화에 익숙한 이들은 한국, 러시아, 미국 등 3중문화를 오가고 있다”면서 “그러나 자신의 조상을 위해 제사를 지내는 등 나름대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것은 오히려 더욱 강하다”고 말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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