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키드가 ‘동부의 클리퍼스’로 불려온 뉴저지 네츠를 마침내 NBA 정상으로 끌어올릴 것인가, 아니면 2년 연속 MVP 팀 덩컨의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센터 데이빗 로빈슨에게 챔피언십 링을 하나 더 선사할 것인가.
2002∼03 NBA 챔피언십 시리즈(7전4선승제)가 4일(오후 5시30분·채널7) 샌안토니오에서 막을 올린다. 올 시즌 초에만 해도 작년 준우승 팀인 네츠를 우승후보로 꼽는 전문가는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디펜딩 챔피언 LA 레이커스가 떨어지자 동부 챔프의 우승을 점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키드, 캐년 마틴, 리처드 제퍼슨 트리오를 앞세워 2년 연속 ‘NBA파이널’에 오른 바이런 스캇 감독의 네츠는 작년 결승무대서 싹쓸이의 수모를 안겨준 샤킬 오닐-코비 브라이언트 콤비와 맞서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네츠는 플레이오프에서 10연승을 기록중이다. 특유의 ‘백도어 플레이’는 유타 재즈 ‘픽앤롤’급의 명물이 돼가고 있다. 이에 키드는 막판승리를 끄집어내는 승부사의 면모를 더해가고 있고, 네츠는 히든카드도 쥐고 있다. 부상으로 벤치에만 앉아있던 디켐베 무탐보가 결승무대에는 꼭 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1998년 시카고 불스 이후 동부 챔피언이 이길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사실이다.
시즌 내내 ‘서고동저’ 현상은 여전하다고 했는데 이제 와서 무엇이 다를까. 따지고 보면 스퍼스는 올 포스트시즌 운이 좋기도 했다. 새크라멘토 킹스와 달라스 매브릭스의 간판스타 크리스 웨버와 더크 노비츠키가 부상으로 떨어져나가 준 덕분에 해운의 TKO승을 거뒀다는 의견이 술렁인다. 사실 레이커스도 릭 팍스가 발부상으로 쓰러졌고, 데븐 조지로 발목을 접질러 100%가 아니었다.
그러나 2년 연속 MVP는 스퍼스에 있다. 팀 덩컨은 스타일이 키드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그 ‘내용’은 흠 잡을 데가 없고 키드에게 없는 우승 경력도 있다. 스퍼스는 또 조연진이 기가 막히다. 말릭 로즈의 힘, 스티브 커의 3점슛, 엠마누엘 지노빌리의 기술, 스티븐 잭슨의 체력, 브루스 보원의 수비… 자신의 한계와 임무를 잘 아는 ‘보조’ 선수들이 제 역할에 충실하다.
리바운딩과 디펜스가 리그 최고로 평가되는 스퍼스는 또 정규시즌 최다승(60승22패) 팀이다. 전력이 훨씬 강한 서부 컨퍼런스에서 ‘천적’ 피닉스 선스와 4연패를 노리던 레이커스, 활화산 오펜스의 매브릭스 등을 차례로 꺾었다. 그렉 포포비치 감독의 전술도 검증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최소한 신장으로는 ‘트윈타워’를 구축하고 있는 로빈슨이 챔피언으로 은퇴할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 (예상 스퍼스 4승2패)
<이규태 기자>
paulk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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