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차정훈씨, 20대 아들 사랑에 ‘눈물’
“죽을 때까지 보살필것”
차정훈(70, 가든그로브 거주)씨가 손을 댔다 하면 고장난 전자제품이 원상의 기능을 되찾는 것은 시간문제다. 전자제품 수리점 ‘하이텍 일렉트로닉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천혜의 손재주를 갖고 태어난 덕분에 집수리, 정원관리 등에도 일가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의 날(15일)이 다가오면서 아들의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손재주가 없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말도 제대로 못하고 걷지도 서지도 못해 전동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 하는 중증 지체장애자 승현(27)씨는 정상아로 태어났다. 아주 어려서는 자전거도 곧잘 탔고 아버지의 손을 잡고 걸어서 교회도 갔다. 그러나 세살 때 몸에 이상이 나타나면서 운동신경이 둔화되기 시작, 현재에 이른 것.
차씨는 요즘도 부인과 함께 이 아들을 끼고 잠을 잔다. 대소변이 마렵다면 이를 받아내야 하고 옆으로 눕고 싶다면 그의 몸을 돌려주어야 하기 때문인데 아들은 자신도 모르게 가끔 소변을 누게 되면 ‘미안하다’고 말을 한다.
“겉으로는 멀쩡한 아들이 점점 일어나지도 못하고 앉지도 못하게 되는데 미치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병원이란 병원은 다 다녀봤지만 고쳐내질 못했습니다. 지금은 내가 살아있어 아들을 돌볼 수 있지만, 죽으면 누가 돌볼지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지체장애자를 위한 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승현씨는 요즘 매일 오전에는 웨스트뷰 직업학교에 다니고 있다. 반드시 취업하기 위해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영어단어, 컴퓨터도 배우고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영혼 교제를 나누기 위함이다.
사람들은 간혹 차씨를 위한다고 승현씨를 장애자 돌보는 곳에 맡기라고 한다. 이에 차씨는 “어릴 적 일도 기억할 정도로 기억력이 멀쩡하고 부모의 정도 느낄 수 있는 감정도 풍부한 아이인데 버림을 받았다는 인상을 주게 되면 그는 삶의 더 큰 슬픔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죽을 때까지 그의 곁을 한치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눈물을 훔쳤다.
해맑은 미소의 승현씨는 ‘아버지를 사랑하느냐’는 질문에 하늘을 올려다봤다. 말을 하고 싶어도 말이 나오지 않는 그의 얼굴에는 안타까움이 역력했는데 어느새 눈에는 눈물로 가득 찼다. 그 눈물을 본 사람들은…
“내가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승현이가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들 때문에 아직도 돈벌이에 나서고 있지만 장애자녀를 둔 가정의 전자제품은 무료로 수리해 주고 있다”고 밝힌 차씨는 아버지날의 소망을 이렇게 말했다.
〈황동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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